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06 조회수2,235 추천수9 반대(0)

 

매월 첫째 토요일 새벽 미사에 후에 복사단 회의가 있다고 합니다.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성당 맨 앞자리를 매우며 새벽 미사에 참례하는 걸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복사를 서는 아이들은 학교도 다르고, 학년도 다르고, 이름도 다르고, 꿈도 다를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하나가 되는 건 제단에서 함께 복사를 서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꽃도 아름답지만, 꽃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새로운 볼거리가 됩니다. 해바라기가 가득한 벌판, 유채꽃이 가득한 들판, 코스모스가 춤을 추는 길가, 장미의 정원은 꽃들이 함께 있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지동설은 지구를 중심으로 다른 별들이 움직인다는 생각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는 맞는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해가 뜨고 지는 걸 보기 때문입니다. 모습이 바뀌는 달의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동설을 이야기합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주에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사람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우리가 배웠던 토테미즘, 애니미즘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미개하다고 여겼던 생각들, 미신이라고 치부했던 신앙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신앙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을 넘어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 하늘의 구름, 들의 꽃, 넓은 초원, 울창한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제자, 제자들이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가 되도록 기도하십니다. 지동설이 틀린 주장이었던 것처럼 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 됨이 아닙니다. 원의 중심에서 원의 둘레는 모두 같은 거리에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럴 때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학연, 지연, 혈연, 사상, 이념, 종교라는 틀로 차별하지 않게 됩니다.

 

바리사이파는 자신들이 지키는 율법을 중심으로 하나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이방인들, 죄인들,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과 하나 되지 못하였고, 그들을 단죄하였습니다. 사두가이파는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중심으로 하나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 로마라는 힘에 저항하는 이들, 죽은 이들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이들과 하나 되지 못하였고, 그들은 단죄하였습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나 되기를 강요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았던 거짓 정보로 주권 국가를 침략했습니다. 국경에 장벽을 쌓으려고 합니다.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중심으로 하나 됨을 강요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 됨은 아닙니다.

 

유럽의 심리학에는 3명의 학자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프로이트와 아들러, 프랭클입니다. 프로이트는 쾌락이 행복의 기준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금욕과 극기에 억눌려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이론은 유럽의 정신의학계에 영향을 주었고, 공헌하였습니다. 아들러는 쾌락과 더불어 권력에의 욕구를 행복의 기준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그것을 통해서 만족을 얻기 때문입니다. 프랭클은 쾌락, 권력에의 욕구이외에 다른 한 가지를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의미의 추구입니다. 사람은 어떠한 절박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게 되면 그것을 이겨낼 수 있고, 죽음도 그 의미를 덮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가 수립한 로고테라피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쾌락과 권력에 대한 의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됨을 이야기합니다.

 

우주 이야기, 사피엔스, 자발적 진화는 인간 중심이라는 사고의 틀에서 생태 중심의 사고로 전환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율법과 기득권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이들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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