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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08 조회수2,429 추천수11 반대(0)

빈 무덤에서 시작된 주님의 부활 시기가 이제 끝나려 합니다. 2019년 예수님의 부활은 저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봅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요? 저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미국의 달라스에서 지냈습니다. 성삼일은 페루의 마추픽추, 쿠스코, 티티타카에서 지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에서 주님의 만찬 미사, 십자가 경배, 부활성야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만찬을 준비할 방을 마련해 주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성지 주일과 성삼일을 지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번 부활 시기를 외국에서 보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한완상 교수님의 예수 없는 예수교회를 읽은 것이 더 좋았습니다. 교수님은 제도와 교리 그리고 신학의 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경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역사의 예수님을 찾고, 역사의 예수님이 지고 가신 십자가를 바라보고, 역사의 예수님의 부활이 가지는 해석학적인 의미를 찾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 부활의 첫 번째 의미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는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며 비참하게 돌아가시면서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하느님 나라도 로마의 막강한 힘과 대사제의 기득권에 의해서 끝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은 그 어떤 힘과 기득권도 하느님 나라를 무너트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도행전은 하느님 나라가 끝난 것이 아님을 보여 주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았어도 제자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고, 세례를 주었으며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삶 안에서 각자의 사도행전을 만들어 간다면 우리 역시 주님의 부활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 부활의 두 번째 의미는 변화입니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문을 굳게 닫고 다락방에 숨어있던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면서 변하였습니다. 금과 은은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담대하게 표징을 보여 주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변화된 제자들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내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죽어도 좋습니다.”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않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우리 역시 주님의 부활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근심과 걱정을 버리고 희망과 확신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역시 주님의 부활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 부활의 세 번째 의미는 갈릴래아로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곳입니다. 표징을 보여 주신 곳입니다. 진리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영적인 양식을 주신 곳입니다. 사람들은 갈릴래아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내가 필요한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간다면 그곳이 갈릴래아입니다. 파리 외방 전교회의 사제들에게 한국교회는 갈릴래아였습니다. 그분들은 복음을 전하였고, 순교하였습니다.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안식년을 지내면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 내가 머무는 곳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면 그곳이 갈릴래아입니다. 갈릴래아는 장소가 아닙니다. 갈릴래아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입니다. 공동체가 살아나는 곳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 세상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됩니다.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우리 마음에 시기, 질투, 탐욕, 분노, 미움, 원한의 쓰레기를 담으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에 용서, 희생, 나눔, 배려, 인내, 사랑의 보석을 담으면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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