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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12 조회수2,312 추천수11 반대(0)

초등학교 때 사칙연산을 배웠습니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입니다. 제 기억에 나누기가 어려웠습니다. 나누기보다는 받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칙연산은 다른 모든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이 되었습니다. 사칙연산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학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사칙연산은 수학이라는 집으로 들어가는 열쇠와 같습니다.

 

운전하기 위해서는 교통신호와 표지판을 알아야 합니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교통신호를 어기고, 표지판의 내용을 무시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5분 먼저 가려다가 50년 먼저 갈 수도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에도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교통신호와 표지판은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속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을 말씀하셨습니다. 율법은 인생에서 길을 찾는 사칙연산과 같습니다. 계명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교통신호와 표지판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율법과 계명을 어겨도 좋다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이 사람의 주인이 아니고, 사람이 안식일의 주인이듯이, 율법과 계명은 사람을 구속하고 억압하지 않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율법과 계명은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사람을 하느님께로,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는 도구입니다. 그러기에 율법과 계명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은 율법과 계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겸손의 3단계를 이야기하였습니다.

겸손의 첫 번째 단계는 십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불쌍한 이를 도와주고,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겸손의 두 번째 단계는 십계명은 물론 작은 규율까지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주일 미사 참례는 물론 평일 미사까지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는 것입니다. 본당의 피정, 교육에 기꺼이 참여하고, 단체 활동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겸손의 세 번째 단계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함보다 질병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은 것을 택할 수도 있는 신앙입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 삶입니다. 성인, 성녀들이 걸어갔던 겸손의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과 꿈을 이야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것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자비를 베풀고,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에게 주어집니다. 하느님 나라는 여성, 죄인, 병자, 이방인에게도 똑같이 주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모든 장벽을 허물고 싶어 하셨습니다.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모든 율법과 계명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다면 율법과 계명은 울리는 징과 같습니다. 사랑이 있어야 율법과 계명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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