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제1독서 (2코린3,4~11)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12 조회수1,718 추천수0 반대(0) 신고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제1독서 (2코린3,4~11)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스스로 무엇인가 해냈다고  여긴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의 자격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되는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5~6)


사도 바오로 코린토 2서 2장 16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죽음으로 이끄는 죽음의 향내고,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는 생명으로 이끄는 생명의 향내입니다.  그러나 누가 이러한 일을 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복음 전하는 사명을 인간의 능력만으로 감당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오늘 독서 코린토 후서 3장 5절에서 다시 사도로서의 권위가 그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선언한다.

 

여기서 '자격이 있어서'로 번역된 '히카노이'(hikanoi)코린토 2서 2장 16절나오는 '자격이 있겠습니까'로 번역된 '히카노스'(hikanos)와 동일하게 어원이 '히카노스'(hikanos)이다.


사도 바오로는 원어상으로도 코린토 2서 2장 16절의 '자격이 있겠습니까'와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여 오직 자신은 하느님께서 세우시고 권위를 주셔서 사도직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기에, 으시대거나 자랑할 처지가 못된다는 것다시 한번 밝히고 있다.


코린토 2서 3장 5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서'('엑스 헤아우톤'; eks heauton)라는 어구와 '하느님에게서'('엑크 투 테우'; ek tu theu)라는 어구를 대조함으로써 오직 하느님만이 자격의 근원이 된다는 점을, 사도직을 수행하게 하는 원천임을 설명한다.


이제 코린토 2서 3장 6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자신을 포함한 일단의 사도들을 하느님께서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다고 말한다. 그리고 '새 계약''카이네스 디아테케스'(kaines diathekes)를 번역한 말인데, 여기서 '카이네스'는 본래 '새로운'이라는 뜻을 지닌 '카이노스'(kainos)의 소유격이다.


보통 희랍어에서는 보편적으로 '새로운'이라는 뜻으로 '네오스'(neos)라는 단어를 쓰는데, '네오스'는 오직 시간적인 전후 관계에 있어 새롭다는 뜻이고, 반면에 '카이노스''옛 계약'에 대비한 '새 계약'의 '질적인 우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쓰였다.

 

한편, '계약'으로 번역된 '디아테케스'의 원형 '디아테케'(diatheke)원래 '마지막 유언'이란 뜻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다. 유언이란 유언자의 죽음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하며, 항상 죽음이란 주체를 동반한다. 이러한 죽음, 곧 피흘림은 구약은 물론 신약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주제이다.

 

'옛 계약''구약'에서는 동물의 피흘림을 통한 속죄가 이루어졌으며, '새 계약''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피흘림을 통해 속죄가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이미 코린토 1서 11장 25절에서 주님의 만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고, 사도 바오로의 협력자였던 루카 역시 루카복음 22장 20절에서 동일한 내용을 피력한 적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새 계약'의 관점에서 '옛 계약'과의 대비속에서 잘 설명하는 히브리서는 '계약의 피'(히브9,20; 10,29; 탈출24,8) 또는 '영원한 계약의 피'(히브13,20)라는 표현으로, 이 새 계약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디아테케'(diatheke)는 소위 쌍방이 동등한 조건 아래 쌍방 간의 합의에 의해 도출되는 협약(compact; contract)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나타내는 표현으로는 '쉰테케'(syntheke)라는 별도의 단어가 있다.

 디아테케'(diatheke)가 가지는 협정의 의미는 '절대적 권력을 지닌 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상대편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는 있어도 변경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디아테케'(diatheke)는 '쉰테케'(syntheke)와는 달리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도적 계약'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새 계약'은 '옛 계약' 즉 모세의 율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도적으로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당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성혈을 흘리게 하시고, 바로 그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이 십자가상 구속 성혈의 공로를 힘입는 자는 누구든지 구원을 받는다는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제정하신 협정인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바로 이러한 '새 계약'의 일꾼, 즉 복음을 전하기 위한 일꾼이 되는 자격을 받은 것이다.

 

이제 코린토 2서 3장 6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자신을 비롯한 일단의 사도들이 새 계약의 일꾼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언급한다.

여기서 '문자'로 번역된 '그람마토스'(grammatos)의 원형 '그람마'(gramma)는 원래 '문서', '책', '편지'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문자적으로 기록된 구약의 '율법'을 뜻한다.

 

반면에 이와 대조를 이루는 '성령'으로 번역된 '프뉴마토스'(pneumatos)의 원형 '프뉴마'(pneuma)'복음을 깨닫게 하고 이를 믿게 하며, 문자 즉 율법으로 인해 지은 죄를 그리스도의 구속 성혈의 공로를 나누어 주어 용서받게 하며, 구원과 성화를 도모하는 능력이신 성령'을 말한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가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