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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6-24 조회수2,443 추천수11 반대(0)

서울 세운상가엘 가보았습니다. 9층 높이의 옥상에서 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였습니다. 남산 타워가 시원하게 보였습니다. 종묘와 창경궁의 푸른 숲이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석양을 보았습니다. 땅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옥상으로 올라가니 새롭게 보였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세운상가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번 올라가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이라는 땅에서 신약이라는 새로운 땅을 보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무엇을 보았을까요? 전통과 율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운을 보았습니다. 지난날의 허물과 잘못을 뉘우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함을 보았습니다. 역사와 신앙은 이어달리기임을 보았습니다. 이어달리기의 핵심은 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받았던 것을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누워서 침 뱉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와 신앙은 이어달리기임을 모르는 교만함입니다. 앞선 사람의 업적과 능력을 무시하는 경박함입니다. 뒤에 오는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오만함입니다. 고조선부터 이어오는 우리의 역사는 무엇일까요? 비록 서로 나뉘어서 폭력과 전쟁이 있었지만, 이어달리기로 받아들였던 역사입니다. 그러기에 삼국의 시대도, 후삼국의 시대도, 고려도, 조선도 우리의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외세에 의한 분단의 역사도, 가슴 아픈 상처도 언젠가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이어달리기임을 인정한다면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은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무엇을 넘겨주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겸손입니다.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합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습니다.” 회개의 세례는 겸손한 사람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겸손을 기꺼이 받으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습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에게서 태어난 이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이어달리기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에게 참된 신앙인이 걸어야 할 삶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식별입니다. 박수칠 때 떠날 줄 아는 것도 식별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알아보는 것도 식별입니다.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예수님에게로 보내는 것도 식별입니다. 영신수련에서 중용도 큰 덕목이지만 식별도 중요한 덕목입니다. 고독과 시련도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식별입니다. 위로와 기쁨도 악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것도 식별입니다.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노를 젓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목적지를 향해서 방향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삶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본받아야 할 삶의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구원의 징표를 삶으로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처럼 겸손한 모습으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살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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