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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7-03 조회수2,160 추천수11 반대(0)

어릴 때 읽었던 동화입니다. 늘 하늘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며 사는 토끼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겁 많은 토끼가 나무 밑에 누워 낮잠을 자는데 그만 그 나무의 열매가 토끼 위로 떨어졌습니다. 깜짝 놀란 이 토끼는 분명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달려가니까 다른 토끼들이 묻습니다. “! 어딜 그리 급히 가니이 토끼가 대답합니다. “야 큰일 났어. 지금 하늘이 무너지고 있어. 빨리 도망치자이 말을 들은 다른 토끼도 같이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에 만난 사슴도, 여우도 같이 도망치기 시작하니까 숲속은 일대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동물들 앞에 사자가 나타나서 묻습니다. “! 너희 왜 그러니” “! 사자님 지금 하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빨리 도망치세요.” 이 말을 들은 사자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누가 했는지 추적해 나갔고 결국은 겁 많은 토끼가 불려 나왔습니다. 사자는 겁에 질려있는 토끼와 동물들을 데리고 토끼가 누워 자던 나무 밑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 나무 열매 하나만 떨어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의 소신과 의견이 없이 남의 의견을 따라가는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정치인 중에서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 철새처럼 움직이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수입과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는 물건을 남들이 사니까 따라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묻지마 투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현실을 자세히 따져보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따라 하는 사람입니다. 남을 따라 하지만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합니다.

 

오늘은 토마스 사도 축일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시류에 편승에서 부화뇌동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토마스 사도는 다른 이들의 말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목숨을 바치는 뜨거운 열정을 가졌습니다. 동창 중에는 토마스 사도와 같은 신부들이 있습니다. 천둥이 쳐도 흔들리지 않는 신부입니다. 원칙과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신부입니다. 조금 불편할지라도, 조금 손해 볼지라도 해야 할 일이라면 멈추지 않고 가는 신부입니다.

 

성서는 토마스 사도와 관련해서 우리들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토마스 사도는 잠시 어딜 다녀왔고, 그래서 주님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다른 제자들에게 유명한 말을 합니다. ‘나는 그분의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고, 그분의 못 자국에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습니다.’ 주님께서는 토마스 사도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참으로 복되다!’ 토마스 사도는 주님 앞에 엎드려 이렇게 고백을 합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토마스 사도와 같은 불신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이 험해서 그렇기도 합니다. ‘우체국이라고 하면서 사기를 치기도 하고, 전화해서 신용카드에 문제가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낯선 사람이 벨을 누르면 문을 열어주기가 겁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친절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거짓과 진실을 분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불신과 의혹만으로 세상을 살 수 없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 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이제는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바로 신앙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가족, 이웃들을 신앙의 눈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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