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7-07 조회수1,717 추천수10 반대(0)

 

모임이 있어서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장을 보고, 짐을 풀고, 정리했습니다. 외출을 다녀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원은 연결되어 있는데 냉장고 안에 있는 음료수가 시원하지 않았습니다. 직원을 불러 이야기하니, 냉장고에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직원은 방을 바꿔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방을 바꾸려고 했는데 함께 한 신부님이 냉장고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다시 옮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냉장고를 바꿔도 되기 때문입니다. 직원은 기꺼이 냉장고를 바꿔주었습니다.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남이 바뀌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바뀌면 해결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판문점에서 남, , 미의 정상이 만났습니다. 남을 먼저 존중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웠다면 그런 아름다운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유배 생활에 지친 민족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예루살렘 때문에 애도하던 이들아, 모두 그와 함께 크게 기뻐하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이를 보고 너희 마음은 기뻐하고 너희 뼈마디들은 새 풀처럼 싱싱해지리라.” 이런 모든 고난과 고통은 지나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잊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을 축복하리라고 말합니다. 시련과 고통이 나를 억압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시련과 고통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의 삶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1997IMF의 기억입니다. IMF의 파도는 제게도 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했고, 부모님을 위해서 전세를 얻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지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니 IMF의 풍랑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제게도 부모님께 효도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대출금을 상환하는 일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부모님을 위한 집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IMF라는 십자가는 저와 가족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이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평화를 빌어주고, 병자를 고쳐주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여라.” 양들이 이리 떼 가운데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목숨을 바쳐야 할지 모릅니다. 병자를 고쳐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 세상이 주는 기쁨, 세상이 주는 행복을 포기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 명예, 권력을 버려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사실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 창조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나올 때는 손을 움켜쥐고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손을 편다고 합니다. 내가 움켜쥐려 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하면서 내가 놓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한 주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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