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7-09 조회수2,793 추천수12 반대(0)

 

명동에 다니던 치과가 있습니다. 늘 하얀 가운을 입던 원장님을 보다가, 사복을 입은 원장님을 보았습니다. 사복을 입은 원장님의 모습은 가운을 입던 원장님과는 다르게 보였습니다. 복장은 본인에게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교복을 입었습니다. 교복을 입고 가서는 안 될 곳이 많았습니다. 교복에는 학년과 이름이 표시되었습니다. 교복을 입고는 안 될 행동이 있었습니다. 불편하기도 했지만 교복이 저를 보호 해 주기도 했습니다. 의사의 흰색 가운은 의사의 권위와 의사의 품격을 드러냅니다. 비자 신청 때문에 대사관엘 갔습니다. 사제 복장을 하고 갔습니다. 직원이 신자라고 하면서 인사 하였습니다. 저도 신자인 직원을 만나니 긴장했던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몸과 함께 있습니다. 몸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입니다 몸은 마음을 제약하지만 몸은 마음이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엉킨 매듭을 풀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성격이 급해서 엉킨 매듭을 천천히 풀지 못하는 편입니다. 종교란, 신앙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들의 삶에서 생기는 엉킨 매듭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은 외면한다고 해서, 덮어버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진지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야곱이 하느님과 씨름을 하는 것은 어쩌면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황님께서 교회의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셨던 것처럼 우리들도 많은 유혹을 받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신앙인들이 직면하게 되는 유혹 5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완고함에 빠지는 유혹입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처럼 많이 아는 것으로 남을 심판하고, 비난하려는 유혹입니다. 교회에 있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외로운 이, 잘못한 이들을 하느님께로부터 심판받아야 하는 사람들로 여기는 태도입니다.

둘째는 상처를 치유하기 전에 붕대부터 감으려는 유혹입니다. 붕대를 감으면 상처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것으로 상처가 치유된 것은 아닙니다. 민주와 자유는 하루아침에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묘약은 없습니다. 오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돌을 빵으로 만들려는 유혹입니다. 물질과 자본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물질과 자본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고, 우리는 모두 영적인 형제요 자매임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유혹입니다. 십자가는 차에 걸어 놓은 장식품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목에 거는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십자가는 무겁지만 우리가 묵묵히 지고가야 하는 천국의 열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녀와 함께 지냈습니다. 많은 병자들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헐벗고, 아팠던 사람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섯째는 교회의 유산을 포기하려는 유혹입니다.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져 오는 교회는 변화되고 쇄신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버려야 할 대상은 아닌 것입니다.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은 없듯이, 교회의 전통과 정신을 잘 지키고 보존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마귀 들린 사람을 고쳐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그러니 추수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우리 모두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일구어가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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