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상식 팩트 체크] (1) 성직자의 복장 ‘수단’ 단추는 모두 몇 개일까?
수단 단추 개수, ‘이것’ 따라 다르답니다 수단의 단추가 예수님의 생애를 상징하는 33개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수단의 단추는 입는 사람의 키에 따라 개수가 다르다. 해마다 새해가 밝으면 많은 분들이 새로운 일을 다짐합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역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겠죠? 모든 일의 시작도 그렇지만, 우리는 실제로도 종종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처음부터 다시 단추를 끼우는 곤란한 경우를 겪곤 합니다. 모든 옷이 그렇겠지만, 특별히 더 곤란한 옷이 있습니다. 바로 수단입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옷자락이 특징인 수단은 목에서부터 발목에 이르기까지 단추로 연결돼있습니다. 수단에 있는 이 수많은 단추를 보면 몇 개나 되는지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수단은 ‘신부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복장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영화,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비신자들에게도 ‘신부님’들의 의복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수단을 입었다고 무조건 ‘신부님’이라고 부르면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주교님, 추기경님들도 수단을 입으시기 때문이죠. 성직자의 지위에 따라 입는 수단의 색이 다릅니다. 신부님들은 검은색이나 흰색, 주교님들은 진홍색, 추기경님은 적색, 교황님은 항상 흰색 수단을 입으시죠. 특히 ‘수단’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검은색’은 성직자로서 자신을 봉헌하고 세속에서 죽었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합니다. 이런 수단의 복장 규정은 트리엔트공의회(1546~1563년)에서 규정됐습니다. 그러면 검은 수단을 입었으니 ‘신부님’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역시 아닙니다. 수단은 사제로 양성되고 있는 신학생들도 입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착의식을 거친 신학생들이 수단을 입습니다. 하지만 착의식을 하는 시기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정진만(안젤로) 신부님은 “신학생들이 수단을 입는 시기는 신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독서직 받기를 앞둔 시기에 착의식을 하고 수단을 입는다”고 하십니다. 평신도도 수단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요. 평신도 중 교회 내에서 직무를 부여받은 사람들, 예를 들어 시종직, 독서직 등을 받은 분들은 미사전례 중에 수단을 입기도 합니다. 이런 예외도 있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수단은 성직자들의 신분을 드러내는 특별한 의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궁금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수단의 단추는 몇 개일까요? 어떤 분들은 수단의 단추가 예수님의 생애를 상징하는 33개일 것이라고도 하는데요. 정말로 수단 단추 개수에도 의미가 있을까요. 같은 궁금증에서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도 유튜브를 통해 신부님들의 수단 단추 개수를 세어봤는데요. 신부님들마다 수단 단추 개수가 서로 달랐습니다. 신부님 각자의 키에 따라서 서로 달랐던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신부님께 수단 단추 개수를 여쭤봤습니다. 수원교구 갈곶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계신 인진교(요셉) 신부님은 키가 207cm로 장신을 자랑하시는데요. 인 신부님의 수단 단추 개수는 27개였습니다. 33개가 되려면 키가 좀 많이 커야겠네요. 인 신부님은 “수단은 아무래도 미사 전례를 앞두고 입는 경우가 많다보니 입을 때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면서 “수단을 입을 때는 주로 마음을 가다듬고 미사를 더 정성스럽게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톨릭신문, 2024년 1월 1일, 이승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