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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간 산행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15 조회수1,399 추천수0 반대(0) 신고

 

 

 

 


야간 산행
- 윤경재
 


사위는 풀벌레 소리에 귀잠 들고
생동하는 청록과 숨죽인 회색을
구분 못 하는 두 눈
거친 숨소리 겁먹은 발바닥
어두운 육감은 오로지 두 귀에 쏠려있다
 
어디로 이끄는지 몰라 답답한
시간의 벼랑을 틈새 삼아
한 번도 읽어보지 못 한
바람의 발자국 소리를 껴안는다
 
쪽잠에서 깬 까치도 흔들리는 시간
입 다문 산 위로 축성하는 별들에게
길을 묻듯 날아오른다
 
균열의 칼날이 부딪혀 오른 정상
길 잃고 허공을 어루만지고서야
내 어둠의 구석이 어딘지 제대로 보였다
 
빈 하늘의 무게에 엎드린 산을 따라
재연된 모호함 속에 마음을 더듬고
잠시라는 품에 안긴들 부끄러움이 아니다 

 
  

[출처: 중앙일보] 어둠 속에서 느끼는 몰입, 야간산행의 특별한 묘미는?

 

https://news.joins.com/article/2355300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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