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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22 조회수1,229 추천수7 반대(0)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어머니와 통화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게 몇 가지 당부를 하셨습니다. 술자리를 할 때는 몸가짐을 똑바로 하라 하셨습니다. 저도 곧 60이 되는데 어머니가 보시기에는 아직도 20대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술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술이 술을 마시고, 결국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처럼 술자리에서는 몸가짐을 더 조심하려 합니다.

 

어디에 가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라고 하셨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을 하시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모든 신앙인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삶의 자리가 바뀌어도 신앙인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법은 부유함보다는 가난을 택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건강보다는 아픈 것도 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도 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의 말씀이 맞습니다. 사제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아야 합니다. 어디에 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기도하겠다고 하십니다. 54일 기도를 하신다고 합니다. 미사 참례하면서 기도하신다고 하십니다. 제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은 모두 어머니의 기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아플 때면 가장 먼저 오셔서 제 옆에 계셨습니다. 처음 본당 신부가 되었을 때는 3년 동안 저와 함께 지내셨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누가 뭐라고 해도 저의 편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를 믿어 주셨고, 저와 함께 해 주셨고, 저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저도 어머니께서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누구나 올 수 있는 자리지만 아무나 올 수 없는 자리입니다. 오늘 복음은 제게 각오와 다짐을 주고 있습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은 예복과 예물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준비해야 하는 예복은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항상 기도하는 삶입니다. 언제나 기뻐하는 생활입니다. 제가 준비해야 하는 예물은 말씀과 성사입니다. 매일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것이 성사입니다.

 

새 마음, 새 땅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느 장소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주변을 깨끗이 하면 그곳이 새 땅이 되고, 내 마음을 하느님의 뜻으로 채우면 그곳이 새 마음이 되는 것이고 그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하느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현실의 삶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과 함께 간다는 것은 이웃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섬긴다는 것은 이제 우리의 이웃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을 섬기고,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화, 기쁨, 자유를 얻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를 현실의 삶에서 이미 천상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듯이 우리 역시 영원한 삶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을 선택하였습니다. 신앙을 통해서 주님의 제자가 되는 훈련을 하였습니다. 공동체 모임을 통해서 함께 기도하고, 주님의 자녀로서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참 좋은 선택을 하였고,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잔치에 초대되었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우리의 봉사가 주님의 잔치에 함께 할 수 있는 예복이 될 것입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기다려 주시고, 기회를 주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주시는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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