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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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24 조회수1,271 추천수8 반대(1)

거주자 등록을 신청하였습니다. 직원이 제게 강복을 청했습니다. 제가 사제 복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강복을 주었고, 신청도 순조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저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저를 알았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를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일 묵상 글을 읽는 분이 있습니다. 저와 본당에서, 교구청에서 만난 분이 있습니다. 저의 강의를 들은 분도 있고, 저의 실수를 본 분도 있습니다. 저를 가장 잘 아는 분은 저를 위해서 기도하는 어머니입니다. 저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있습니다. 고위직에 오르는 후보자의 자질, 능력, 정책을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 후보자는 고위직을 수행하지만,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후보자는 자질, 능력,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됩니다. 오히려 자신도 잘 몰랐던 과거의 허물이 드러납니다. 국회와 언론의 검증 잣대는 매섭습니다. 고위직은 영광이고 기쁨이겠지만 사양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을 찾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본능에 따라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고, 삶의 목적과 가치를 따지지 않는 삶입니다. 감성에 따라서 사는 삶입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울고, 웃는 삶입니다. 이것은 동물과는 다른 삶의 시작입니다. 이성에 따라서 사는 삶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도덕과 계명이 있고, 仁義禮智와 같은 덕을 삶의 가치로 여기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부끄러움을 알고, 겸손함을 알고, 자비로움을 알게 됩니다. 오성에 따라서 사는 삶입니다. 마치 4차원의 세계를 사는 것과 같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참된 나를 알고, 깨달음을 얻는 것입니다. 소유와 명예,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입니다. 하느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삶입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했다고 곧 모범운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겨우 운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입니다. 난폭운전자가 될지, 모범운전자가 될지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의 문제입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3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그것은 이제 세상 속으로 나가서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입니다. 풍성한 결실을 보는 것은,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는 것은 역시 사도들의 노력과 의지의 문제입니다.

 

오늘은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입니다. 저의 작은 아버님의 축일이기도 합니다. 작은아버지는 저의 가능성을 알아주셨고, 제가 사제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 방송국에서 일하시다가 정년퇴직을 하셨고 지금은 평창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면서 지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을 알아보신 것처럼 작은 아버님은 저를 알아주셨습니다. 오늘 축일로 지내는 바르톨로메오사도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했습니다. 삶 속에서 자신이 본 것을 실천했습니다. 목숨을 바치면서 주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사도는 단순히 예수님을 본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가 아닙니다. 사도는 예수님의 길을 죽기까지 충실하게 따라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영예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교회, 사찰, 사원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리를 보았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와 가치를 보았겠습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본 것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기꺼이 지금 가진 것들을 포길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밭에 묻혀 있는 진주(하느님 나라)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을 팔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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