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때로 뜻밖의 선물처럼, 한 줄기 바람처럼, 그렇게 깨달음이 찾아온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25 조회수979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때로 뜻밖의 선물처럼, 한 줄기 바람처럼,

그렇게 깨달음이 찾아온답니다!

필요한 책이 있어 서점에 들렀는데,

'반일종족주의'가 눈에 띄더군요.

대충 어떤 책인지는 이미 파악하고 있었지만,

대체 어느 정도인가?’

궁금해서 구입했습니다.

책값을 지불하는데, 평소 눈인사를 하고

지내던 청년 직원의 저를 바라보는

표정이 꽤나 복잡했습니다.

할수 없이 제가 그랬습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이 책을 좋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대체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사는 거예요.”

그제야 청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깃들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 사시는 많은 분들,

대체로 저와 비슷한 마음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분노를 넘어

서글픔이 밀려왔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거듭되는 거짓과 왜곡에 솟구쳐

오르는 모욕감을 견뎌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나중엔 손까지 부들부들 떨려왔습니다.

불처럼 화가 나며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이 큰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가

저는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면서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토록 왜곡되고 조작되며

편향된 역사관을 지닐 수 있는가?’

하는 마음에 큰 걱정이 앞섰습니다.

만일 순진무구한 우리 청소년들이

이 책을 접한다면...하는 마음에

두려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지난 역사에 대한 평가와 진단은

냉정해야 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은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을 두둔하고

그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묘하게도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이

오늘날 아베와 그 주변에 포진해 있는

극우주의자들의 발언들과 일치합니다.

저자들은 이런저런 편협되고 제한된

통계나 기록물들을 나열하며,

일제 강점기 동안 강제성은 조금도

없었음을 강조합니다.

당사자의 동의가 전제된 공정한

계약관계였답니다.

강제 징용은 없었고,

보다 높은 소득과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건너갔답니다.

조선인이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그 조선인을 처벌할 수 없었답니다.

식량 강제 수탈은 없었고,

합당한 가격이 지불된 일본에로의

수출이었답니다.

조선인 광부와 일본인 광부 사이에

차별대우란 없었답니다.

강점기 기간 동안 한반도에

다양한 측면의 긍정적 성장이

이루졌답니다.

가만히 따지고 보니 아베나

일본제국주의 공식대변인의 입에서나

나올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교묘하게 논점을 흐리는 수법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집중해야 할 주제는 일본군에 의해

저질러진 위안부 문제인데,

미국군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조선 시대 기생제, 공창제 운운하며,

일반화시키면서 시선을 흩어버리고

판단을 흐리게 만듭니다.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 한 가지!

럼 그분들이 주장하는 바는?

일제 강점기는 우리 민족에게

다행스럽고 은혜로운 순간이었다?

두고 두고 일본제국주의에 감사해야 한다?

감지덕지하면서 더 이상 강제징용이니

위안부니 껄끄러운 말들은 꺼내지 말아야 한다?

아베와 극우주의자들의 말에 고분고분해야 한다?

다음 구절을 접하고서는 정말이지

기가 막히고 말문까지 다 막혔습니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할 소리인지 ...

한국의 거짓말 문화는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거짓말과 사기가 난무하니

사회적 신뢰의 수준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국제적 비교에서

저신뢰 사회에 속합니다.

이 나라의 국민이 거짓말을 일삼고,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은

이 나라의 거짓말하는 학문에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나라의 역사학이나

사회학은 거짓말의 온상입니다.

이 나라의 대학은 거짓말의

제조공장입니다.”

이 혼돈의 시절,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지니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마치

뜻밖의 선물처럼 또는 한줄기

선선한 바람처럼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휴가철에 펼쳐든 책 속 한 구절이

잠자고 있던 내 영혼을

흔들어 깨웁니다.

넋놓고 바라보던 영화 자막에서

내 삶을 뒤흔드는 명대사를 만납니다.

별 생각 없이 펼쳐든 시집 속 짧은

싯구절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듭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 가사

한 구절이 내 인생의 역대급

깨달음으로 다가옵니다.

따지고보니 우리가 그리도 간절히

염원하는 깨달음이란 엄청 대단한 것을

통해 다가오는 것이 아닌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는 절절한 하느님 체험이나 회심,

신앙의 진리에 대한 깨우침 역시 엄청

대단한 것을 통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을 통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 널러 퍼져

존재하는 모든 존재나 사물,

사건이나 반복되는 장면에 대한

열린 마음과 집중이 필요하겠습니다.

때로 스쳐 지나가는 성경 말씀

한 구절이 우리 삶을 완전히

뒤바뀌어 놓을수 있습니다.

때로 우리가 매일 부르는 성가

한 소절이 한없는 위로와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봉독하는 성경 말씀들 가운데,

몇구절도 너무나 은혜롭게 다가오더군요.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

(히브리서 126)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루카 복음 1324)

주님께서 가끔씩 우리에게 건네시는

훈육과 채찍질이 결국 우리를 구원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매일 우리 앞에 펼쳐지는 평탄한 길,

넓다란 , 빠른 지름길이 아니라

가파르고 험한 길, 좁은 길이

결국 우리를 넓고 푸른 주님의 목장으로

안내할 것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