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30 조회수1,383 추천수11 반대(0)

같이 있던 신부님이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갔습니다. 한의원은 매번 광고를 내주시기에 인사를 드릴 겸 함께 갔습니다. 80이 넘으신 원장님은 어린이와 같은 미소로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우리의 몸은 백만이 넘은 신경이 있으며, 우리의 혈관은 11만 킬로가 넘는다고 하시면서 우리의 몸은 신비롭다고 하였습니다. 친절하신 원장님은 제게도 침을 놓고, 쑥뜸을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좋으신 분을 만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며칠 전에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길을 가다가 낡고 초라한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삶에 지쳐 보이는 부부는 스승과 제자를 위해서 우유와 치즈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가난한 부부에게 따뜻한 대접을 받은 스승은 어찌 이리 힘들게 사느냐고 물었습니다. 부부는 대답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늙은 암소가 있습니다. 암소가 주는 우유를 먹고, 치즈를 만들고 근근이 살고 있습니다. 다음 날, 스승은 길을 떠나면서 제자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저 집의 소를 절벽 아래로 떨어트리시오. 제자는 스승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스승의 영적인 힘을 믿고 소를 절벽 아래로 떨어트렸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제자는 우연히 가난한 부부의 집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집은 없어졌고, 번듯한 집이 있었습니다. 집에는 예전의 나약한 부부가 아니라 건강해 보이는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물으니 부부는 대답했습니다. 어느 날, 암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있는 힘을 다해서 약초를 캐고, 밭을 가꾸고, 기술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번듯한 집에서 남 부럽지 않게 살고 있습니다.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깨달았습니다. 젊은 부부에게 늙은 암소가 있으면 암소에 의지해서 다른 일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암소가 없으니 젊은 부부는 각성하게 되었고,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문득 우리 안에 있는 암소는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신앙생활을 하지만 과거의 잘못된 삶으로 가려는 생각이 암소입니다. 거룩한 삶을 살도록 배웠고, 초대되었지만 욕망에 따라 살려는 마음이 암소입니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암소입니다. 엄중한 국제 정세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으로 싸우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암소입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되었으면 등과 기름을 준비해야 하는데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던 게으름이 암소입니다. 제게도 분명 암소는 있습니다. 타성에 젖어서 현실에 안주하려는 암소입니다. 섬기기보다는 섬김을 받으려는 암소입니다. 스스로 일어서기보다는 누군가에 의지하려는 암소입니다. 저도 암소를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내 안의 암소는 버리고 기름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하나는 거룩함의 기름입니다. 거룩함의 기름을 준비한 사람은 근심하고 걱정하기 전에 먼저 기도를 합니다. 내 앞에 놓인 장애물이 없어지기를 바라지 않고, 그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청합니다. 거룩함의 기름에서는 겸손, 배려, 나눔, 친절, 사랑의 불꽃이 피어납니다.

 

다른 하나는 식별의 기름입니다. 지금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한 기쁨과 행복이라면 감사와 찬양을 드리면 됩니다. 지금 느끼는 고독과 아픔이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한 고독과 고통이라면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청하면 됩니다. 지금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느끼는 고독과 아픔이 분노와 원망 때문이라면 그 분노와 원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뜨거운 여름 햇빛이 없다면 알곡을 맺을 수 없습니다. 가을의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거룩함식별의 기름을 준비하지 않으면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 또한 좋은 기름을 준비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시차 때문에 하루 먼저 올려 달라는 문자가 와서 하루 먼저 올리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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