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30 조회수1,370 추천수9 반대(0)

오늘은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새로운 곳에 온 지 10일이 지났습니다. 거주자 등록증을 받고 운전 면허증을 따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꿈속에서 유격 훈련을 받았습니다. 장애물을 넘어야 하고, 구보를 해야 하고, 동료가 실수하면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제대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유격 훈련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제 앞에 놓인 새로운 업무가 무겁게 느껴져서 그런가 봅니다. 신문을 홍보하고, 광고를 유치하고, 신문을 발행하는 일입니다. 비행기도 타야 하고, 운전도 해야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주신 능력을 믿으며 장애물이 있다면 넘어가려 합니다. 부족함이 있다면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청하려 합니다.

 

사제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습니다.

처음 본당 신부로 사목했던 성당에서는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7명이 시작한 태권도는 사범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수녀님의 따뜻한 미소가 있어서 인원이 늘었습니다. 수녀님은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쳤고, 교리를 받은 아이들은 세례를 받았습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권도를 통해서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자기의 몫을 다 하고 있습니다. 20년 전의 일인데 지금 생각해도 흐뭇한 기억입니다.

 

두 번째 본당 신부로 있던 성당에서는 마당을 만들었습니다.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성당 앞 아파트의 축대벽이 밀려났습니다. 방송에도 보도가 되었고, 당시 서울 시장도 방문했습니다. 성당 앞의 동산이 높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시장, 구청장과 상의했습니다. 성당 앞의 동산을 깎아내리자고 제안했습니다. 대형 덤프트럭 1,200대 분량의 흙을 퍼냈습니다. 성당 앞에는 모든 신자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마당이 생겼습니다. 그 마당에서 윷놀이대회를 하였고, 그 마당에서 성모의 밤을 보냈고, 그 마당에서 주일학교 학생들이 뛰놀았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고, 태풍 속에서 춤추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1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감사할 기억입니다.

 

10년간 신학생을 위한 영신수련에 함께 했습니다. 30일 피정에 함께한 것은 부족한 저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모든 것을 맡기며 변화되는 신학생을 보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원리와 기초, 두 개의 깃발, 겸손의 3단계, 3가지 유형의 사람은 사제 생활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묵상하고,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이 되심을 묵상하고, 예수님의 공생활을 묵상하면서 신학생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 삶은 모든 신앙인이 따라야 할 길입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이 생깁니다. 이해하면 이해할 일이 생기고, 오해하면 오해할 일이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능력과 힘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바로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 나눔과 봉사는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미움과 분노, 오해와 불신, 욕망과 욕심은 우리의 능력을 땅에 묻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밀림은 늘 푸르고 많은 생명이 살아갑니다. 이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입니다. 사막의 모래에는 생명이 살기 어렵습니다. 이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늘 곁에서 듣는 사람은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늘 생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는 사람은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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