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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복음(마태25,14-30)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31 조회수970 추천수0 반대(0) 신고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복음(마태25,14-30)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25~29)

 

한 탈렌트를 받은 이주인에 대한 잘못된 지식으로 주인을 두려워했다.

그는 받은 탈렌트에 대한 상실의 두려움과 투자로 인한 실패의 두려움을 가진 채, 주인에게서 받은 자본금을 투자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냈던 것이다.

 

이러한 자세를 가진 그에게 남은 것은 자본금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기라도 했더라면, 거기에서 이자라도 얻을 수 있었을텐데, 그는 이자 한 푼 얻을 수 없는 땅에 그 돈을 숨겨 두었던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원금을 보존할 수는 있었지만, 그것도 나중에 빼앗겨 버리고 만다.

 

그는 25절에서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라고 말한다.

여기서 '도로 받으십시오'로 번역된 '에케이스'(echeis; here you have)'가지다', '소유하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에코'(echo)현재 2인칭 단수 동사로서 '당신이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이것은 '당신의 것을 당신이 가지고 있는데, 무슨 불평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라는 뉘앙스를 주는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그는 주인이 결코 손해 본 것이 아니라는 변명을 통해 자신의 무책임과 잘못을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주인의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구 내뱉은 무책임하고 무례한 표현이다.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면책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악하고'로 번역된 '포네레'(ponere; wicked)원형 '포네로스'(poneros)'도덕적으로 사악한'이라는 의미외에도 '고통과 괴로움을 일으키는'이라는  의미(묵시16,2)를 지닌 형용사인데, 종이 나쁜 관리인 정신을 가졌다는 사실과  더불어 그로 인해 주인에게 괴로움을 끼쳤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더군다나 그는 '게으른' 종이었다.

 

여기서 '게으른'으로 번역된 '오크네레'(oknere; slothful; lazy)의 원형 '오크네로스'(okneros)진보가 늦고 지체되며 나태한 상태를 의미하는 형용사이다.

그러니까 이 게으른 종은 일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주인이 기대한 진보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여기서 '돈'으로 번역된 '아르귀리아'(argyria; money)의 원형 '아르귀리온' (argyrion)'은'(silver)을 의미하는 명사 '아르귀로스'(argyros)에서  유래한 명사로서, '은전', '은조각'을 의미한다(사도3,6; 루카19,23).

 

그 당시 화폐는 주로 은전이었는데, 주인은 그 은전으로 된 탈렌트를  '대금업자들에게' 맡겨두었다가 이자를 받게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대금업자들'로 번역된 '트라페지타이스'(trapezitais)의 원형 '트라페지테스'(trapezites)수수료를 받고 돈을 교환해 주거나 고객의 예탁금을 보관한 후 이자를 지불하는 사람, 즉 '환전상'이나 '은행가'를 뜻한다.

 

또한, 여기서 '돈'으로 번역된 단어와 '대금업자들'로 번역된 단어 둘 다  복수형으로 쓰였으므로, 주인인 한 탈렌트나 되는 많은 돈을 여러 대금업자들에게 분산 투자했기를 내심 바랐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탈렌트'에 해당하는 '탈란타'(talanta; talents)의 원형 '탈란톤'(talanton)은 원래 중량을 다는 '천칭', '저울'이라는 뜻의 단어였지만, 중량의 측정 단위와 화폐 단위로 발전했다.

 

탈렌트는 무게로는 약 34kg에 해당하며(탈출38,25), 돈으로는 6,000 데나리온의 가치에 해당된다. 그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1 데나리온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1탈렌트는 노동자가 약 20년 동안 벌어야 하는 거액이었다.

 

그리고 영어에서 '재능'을 의미하는 'talent'라는 단어가 희랍어 '탈란타'에서 유래한 것이며, 여기서의 '탈란타''재능'보다는 '사명'과 관련해서 사용되었다.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이자'로 번역된 '토코'(toko; interest; usury)의 원형 '토코스'(tokos)는  '산출하다', '낳다'를 의미하는 동사 '티토'(tito)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원래 '출산된 것'이라는 뜻이다.

 

돈의 이자 '토코스'(tokos)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은 원금에서 증식되어 나온 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자율은 연리 8%에서 48%의 고리(高利)까지 다양했다.

 

구약의 율법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는 돈을 빌려주더라도 이자를 받지 못하게 규정했지만(신명23,19), 타국인과의 거래에서는 이자를 받아도 된다 하였다(신명23,20).

하지만 신약 시대에는 동족간의 거래에서도 이자를 받는 일이 거의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그 당시의 상황을 예로 들어 '이자' 이야기를 한 것이며, 동족간 돈 거래에 있어서 이자를 받으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또한, '돌려받았을 것이다'로 번역된 '에코미사멘 안'(ekomisamen an)현재의 의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루지 못한 과거의 사실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의미로 '받았어야 했다'(should have received)는 뜻이다.

그러니까 실제는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에게서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겠다'

 

이 구절의 선언은 한 탈렌트를 받았던 종이 악하고 게을러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데 대한 응당의 결과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종 적극적으로 악한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혹한 징계를 받게 된 것이다.

 

또한 이 구절은 주인이 원래 의도했던 목적이 악하고 게으른 종에 의해 실현되지 않았어도, 그 목적을 다른 방법을 통해 반드시 이루고야 만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사명을 성실하게 잘 완수한 자에게는 당연한 보상 외에 또 다른 기대치 않았던 보상을 더해 준다는 사실을 나타내 주는 말씀이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이 구절은 주님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조리한 현상 가운데 하나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옹호하시는 말씀이 아니다.

 

28절 징계적 선언이 주인의 자의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영적인 원리에 입각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준다(마르4,25).

마태오 복음 25장 14~30절의 탈렌트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할 것이 있다.

 

각 종들에게 맡겨진 탈렌트는 그들에게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당한 양이었던 것이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감당하기에 알맞은 탈렌트를 맡기신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받은 사명과 재능과 은사가 다른 사람들의 그것에 비해 적든 많든, 자기비하나 열등감에 빠지거나 교만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1코린15,41).

 

하지만, 우리는 때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능력 이상의 어떤 열매를 원하신다고 잘못 판단해 버리고, 하느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과 은사를 사용한번 해보지 못하고 묵혀두지는 않는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에게 능력 이상의 결과를 요구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와 재능을 가지고 그에게 부여된 봉사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활용하는 사람은 그렇게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그의 은혜가 넘쳐나며 그의 심령도 성령충만으로 부요해질 것이지만,

반대로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와 재능을 가지고 그에게 주어진 봉사의 기회를 하찮은 것이라고 무시하며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그 은사를 상실해 가며, 더 이상 영적인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전락해 간다는 것이다.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마태 25,2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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