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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죄인인 우리마저 저 이웃을 /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9 조회수1,32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우리는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난다. 예수님을 초대한 시몬이라는 바리사이와, 죄를 지은 여인이다. 그런데 시몬은 예수님을 초대하였지만, 좀 내세우는 바리사이인지라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당시에는 먼 길을 걸어오느라 발이 매우 더러워진 예방하는 손님의 발에 물을 부어 주는 것이 의당 예의였는가 보다. 그렇지만 바리사이 시몬이란 작자는 아예 이런 예의를 갖추지 않은 거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 알고 싶어서 호기심에 땜에 초대한 것으로 보인다.

 

시몬이라는 바리사이가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였는데 정황을 살펴볼 때, 그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았고 경제적으로도 부유해서 부족한 것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기에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고, 더욱이 윤리적으로 정말 깨끗하기에 용서받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이들 앞에서나 하느님 앞에서 의당 의로운 이라 스스로 여긴 것 같았다.

 

반면 예수님의 발을 닦아 준 여인은 행실이 매우 나쁘다는 평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군중 틈에서 예수님을 보고 구원의 희망을 발견하였기에 아끼던 향유를 아낌없이 예수님 발에 발라 드린 거다. 이처럼 두 사람의 태도가 대조된다. 바리사이 시몬은 예수님께 아무런 요구도 없었다. 자신은 하느님 앞에 아무 죄도 없다고 생각하였기에. 여인은 자신이 지은 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만큼 자신에게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어쩌면 죄의식이 없다는 것일 게다. 그렇지만 자신이 지은 죄를 느끼고 참회한다면, 그 어떤 죄도 다 용서받고 오히려 하느님께서 더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시리라. 용서는 사랑을 낳는다. 많이 용서받을수록 더 많은 사랑을 베푼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 보자. 아울러 우리는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과연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나의 부족함과 약점을 보완하도록 늘 노력해야만 하겠다. 이런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무한한 자비를 내려 주시리라.

 

어떤 이의 잘못을 알고 있다고 하여 그를 죄인으로 영원히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가 죄를 용서받아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께서도 그를 더 많이 사랑하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에. 세상사를 곰곰이 살펴볼 때, 악한 이보다 착한 이일수록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을 더 많이 느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만 할게다.

 

따라서 바리사이의 그 마음을 교만이라 보면 어떨까? 교만의 본질은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용서와 은총이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이다. 그러기에 겉으로는 늘 멀쩡하고 경건해 보이는 삶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은 그 교만에 물들어있다면, 어쩌면 그는 그분께서 베푸시는 사랑을 붙잡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생이리라.

 

가끔은 그분을 믿는다는 우리도 어떤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죄를 뉘우치고 의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 사람을 죄인으로 여기는 경우가 더러는 있을 게다. 모든 이 안에는 선함이 있고 비록 죄인일지라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이가 되고자 하는 갈망이 있다. 따라서 다른 이를 섣불리 판단하거나 단죄하기보다는 그의 좋은 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게다. 우리가 다른 이를 단죄하고 불신하는 그만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리라. 우리 모두는 과연 이웃에게 있는 좋은 점을 발견하려고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는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바리사이,죄인,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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