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23 조회수2,429 추천수14 반대(0)

가톨릭 평화신문사 옆에는 한인 천주교회가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미사를 도와드리기도 하고, 모임이 있으면 함께 하기도 합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사제모임이 대부분 같은 교구였습니다. 본당이 다르고, 선배와 후배가 있지만 모두 같은 신학교에서 배운 같은 교구 사제입니다. 하지만 이곳 사제모임은 한국 사람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다양한 곳에서 온 사제들이 있습니다. 미국 교구에 속한 사제,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사제, 로마에서 온 사제, 한국에서 파견 온 사제, 수도회에서 온 사제, 저처럼 신문사를 운영하는 사제가 있습니다. 비록 교구도 다르고, 사목의 방향도 다르지만,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사제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곳이 우리 모두에게는 낯선 곳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길을 가는 사제가 낯선 곳에서 함께 만났으니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먼저 온 사제는 앞에서 끌어 주고, 나중에 온 사제는 하나하나 배우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합니다.

 

다른 농사는 노력하고, 마음먹으면 잘 되는데 자식 농사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어느 정치인은 자식의 군 복무 문제 때문에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어느 정치인은 자녀의 학교와 관련된 문제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습니다. 어느 정치인은 자식의 음주 운전 사고로 입장이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부친께서도 좋아하시던 약주를 끊으셨습니다. 음주 문제로 속을 상하게 한 자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친께서는 모범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시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한 번도 약주를 드시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웬만하면 남의 자식 문제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자식의 문제로 부모의 가슴은 천불이 나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수도자와 성직자로 둔 부모님은 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고 합니다. 자식들이 수도자답게 성직자답게 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찾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는데 여러 가지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께서 놀라운 권위와 능력으로 새로운 세상을 선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께서 로마의 권위에 맞서고,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의 위선을 비판한다고 전했습니다. 맞는 말인데 혹 위험할지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이 현실 상황과 맞지 않아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미친 사람 같다고 전했습니다. 성모님은 걱정이 되었고, 예수님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은 만나지도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와 내 형제입니까? 내 어머니와 내 형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이런 마음으로 자녀를 키웠다면 치맛바람이 불지 않았을 겁니다. 지나친 과잉보호로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자녀가 되도록 하지 않았을 겁니다. 내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자식이라는 생각의 지평이 열린다면 교육의 문제도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교구 간의 벽을 허물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도시 교구의 인사 적체 문제도 길이 보일 겁니다. 시골 교구의 재정 문제도 도움을 받을 겁니다. 지구촌이 당면한 빈부의 격차, 질병, 주택의 문제도 해결의 빛이 보일 겁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실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입양하기도 어려운데 장애아를 입양하는 가정이 있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을 찾아가서 식사도 챙겨드리고, 말벗이 되어주는 분도 있습니다. 꽃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러나 작은 꽃들이 세상을 맑고 밝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