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25 조회수1,379 추천수11 반대(0)

며칠 전에 읽은 글입니다. 한 남자와 여자가 물가에서 서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실수로 남자가 사준 목걸이를 물가에 흘렸습니다. 목걸이를 찾는 여자에게 남자가 한마디 했습니다. 여자는 미안한 마음에 목걸이를 찾는데 남자가 한마디 하는 게 싫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하던 대화가 점점 소리가 커졌습니다. 분명 여자가 가까이 있는데도 남자는 여자가 멀리 있는 것처럼 크게 소리를 냈습니다. 여자도 남자가 가까이 있음에도 덩달아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왜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을까요? 비록 몸은 가까이 있지만, 가슴이 멀어지기 때문에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고 합니다. 돌아보면 저도 가까이 있음에도 목소리가 커진 적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멀어진다고 느껴서 목소리가 커졌던 거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목소리가 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슴이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말도 필요 없어진다고 합니다. 두 가슴이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헤로데의 가슴과 예수님의 가슴을 만납니다. 헤로데의 가슴은 예수님의 가슴을 알 수 없습니다. 헤로데는 예수님이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가슴에서 멀리 있었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취한 사람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욕망의 노예가 된 사람도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부족함을 모르는 사람도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를 보아도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가슴을 가까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과 세상의 뜻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욕망, 재물, 권력이라는 바벨탑을 쌓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욕심 때문에, 이기심 때문에, 원망 때문에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아픔을 주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념, 민족, 세대, 지역이라는 갈등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난민도 있지만, 우리의 폭력과 전쟁 때문에 생겨난 난민이 더 많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세상의 뜻대로 사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물질적인 부와 권력은 지녔지만 미덕이 없었던 헤로데입니다. 그는 화려한 궁궐에 살았지만, 인생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남을 위한 빵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대로 사시는 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서 빵을 많게 하셨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질서와 세상의 편견을 깨끗하게 부숴버렸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그분은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도 골고타의 언덕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도 행복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욕심과 우리의 이기심만을 위해서 살아간다면 세상은 헛되고 헛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히 살아간다면 세상은 단 10분을 살았어도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그 삶의 길이로 측정할 수 있겠지만, 인생은 그 삶의 가치로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갈망이 있는 사람과 가슴을 가까이하십니다. 예수님은 힘과 욕망과 재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걸 찾는 사람의 가슴은 예수님의 가슴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곁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지금 굶주린 사람에게서도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지금 헐벗은 사람에게서도 예수님의 향기를 느낍니다. 지금 아픈 사람에게서 예수님의 아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슴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슴은 해야 할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느낄 수 있습니다. 헤로데의 가슴은 하고 싶은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느낄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