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26 조회수1,459 추천수10 반대(0)

인터넷 공간에서 나만의 공간을 얻으려면 이름(ID)과 비밀번호(Password)가 있어야 합니다.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고, 방도 많기에 따로 적어놓습니다. 적어놓고 기억해도 깜빡거릴 때가 있습니다. 다시금 내 방을 찾아가려면 인터넷은 내가 누구인지 묻습니다. 나의 인격, 나의 직장, 나의 취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의 스마트폰이나, 메일로 인증번호가 옵니다. 인증번호는 숫자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나를 알 수 있는 건 인증번호라는 숫자입니다. 숫자를 나의 자리에 넣고, 다시금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비로소 나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번호를 잊어버려서 30분은 씨름했습니다. 차분하게 하면 10분도 걸리지 않는 일입니다. 급한 성격이 일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제자들은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엘리야가 다시 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예언자 중에 한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제자들의 생각도 달랐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높은 자리, 영광의 자리에 오를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들도 예수님 곁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과 예수님 주변에 모인 군중을 보면 그렇게 보였습니다.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해 주리라 믿었던 제자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는 로마로부터 독립된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독립을 위해서라면 폭력도, 전쟁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베드로의 대답에는 초대교회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기름 부음 받은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참하게 억울하게 돌아가셨지만,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성령과 평화를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셨고, 하느님의 오른편으로 승천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새로운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면 예수님께서는 다시 오시어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하느님의 백성을 따로 선별하실 겁니다. 이것이 초대교회가 가르쳤던 하느님의 그리스도였습니다.

 

20199월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으시면 어떻게 대답하시겠는지요? 니케아 신경과 사도신경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참인간이며 참 하느님이셨던 예수님, 삼위일체의 한 위격이신 예수님, 우리를 구원하시는 예수님도 좋습니다. 그러나 제자들과 함께 먹고, 제자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셨던 역사의 예수님을 체험하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 곁에서 함께 숨 쉬고, 내가 그 곁에서 함께 울고 웃으면 좋겠습니다.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믿고 물 위를 걸어보면 좋겠습니다. 마귀를 쫓아내고 복음을 전하고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께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신앙의 예수님, 교리의 예수님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삶의 예수님, 함께 고난받는 예수님, 우리 때문에 애통해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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