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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할 때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27 조회수1,046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할 때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지니고 있는 이름이라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각각의 이름에 담겨있는 의미,

지향하는 간절한 희망이포함되어 있기에,

무척이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 우리 할아버지들께서는

손자 손녀가 태어나면, 좋은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한때 작명소경기도 좋았습니다.

한때 어머님들 가운데 꽤 많은 분들이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촌스런 이름이

너무 싫었던 나머지, 과감하게 예쁘고

고상한 이름으로 개명하던게 유행이었습니다.

어머님들께서 거금을 투자해서

큰 마음 먹고 이름을 바꾸었지만,

그분입장에서 볼때, 연세에 비해

지나치게 앙증맞고 소녀스런 이름을

부르자니 너무 이상해서, 자연스레

옛날 이름을 부르겠지요.

그러다 혼나는 분들

제가 한두번 본게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의

축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빈첸시오(Vincencio)라는 이름은

라틴계열 언어 Vincere(승리하다, 정복하다)

동사가 원형입니다.

빈첸시오는 자신의 이름처럼 온 세상을

사랑으로 정복하고 승리했습니다.

폭력이나 전쟁, 야욕과 권모술수로

세상을 정복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 사랑의 승리자,

사랑의 정복자였던 빈첸시오의 생애가

더욱 각별해 보입니다.

빈첸시오 사제의 전 생애가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한없는 사랑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대대적인 자선활동으로 가득 찬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그분의 전기를 읽어보면

즉시 답이 나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압니다.

한 때 배고파 본 사람만이

지금 굶주리고 있는 사람의 처지가

얼마나 비참하고 힘겨운지를 잘 압니다.

빈첸시오의 인생은 마치 놀이공원의

바이킹 오르내리듯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그는 인생의 가장 낮은

밑바닥 체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참으로 기구한 운명과

마주하게 됩니다.

사제품 이후 좀 더 깊이있는 신학공부에

매진하고 있던 빈첸시오 드 폴에게

한 가지 좋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마르세이유의 한 귀부인이

학비에 보태라고 거금의 유산을

기증하겠다는 것입니다.

한 걸음에 달려간 그는 두둑한 봉투를

건네받고 품에 간직한 채 배를 타고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해적선의 습격을 받아

돈뿐만 아니라 지니고 있던 모든

소지품마저 탈탈 털리고 말았습니다.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온 몸은 굵은 철사줄에

꽁꽁 묶여 아프리카로 끌려갔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전도양양하던 사제에서

노예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는 선주의 손에서 의사의 손으로,

의사의 손에서 농사꾼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기적과도

같이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젊은 사제 시절 빈첸시오 드 폴이

겪었던 특별한 바닥체험은

그의 성소 여정을 더욱 굳건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저같았으면 그런 불운을 겪게

해주신 주님과 해적들을 원망했을텐데,

오히려 그는 고통과 시련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더 큰 그릇이 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불행한 사람들만 만나면

빈첸시오 드 폴은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베풀수 있는 가장 큰 사랑과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당시 사회 안에서 넘쳐흐르던 고아들과

과부들, 환우들과 임종자들,

노예들과 재소자들, 걸인들과

병든 나그네들을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여기고 섬겼습니다.

한 가장이 잘못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그가 없으면 부인과

어린 자녀들이 굶어죽게 되었다는

소식이 빈첸시오 드 폴에게 전해졌습니다.

저같았으면, 부인과 어린 자녀들을 위해

금일봉을 전달하는 선에서

도와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교도소 당국에 부탁해 가장을

석방시켜주도록 탄원했습니다.

남은 형기는 자신이 대신 뱃사공

역할을 하며 채워주었답니다.

참으로 위대한 자비의 성인,

빈첸시오 드 폴 사제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가난’ ‘자선하면

즉시 떠오르는 얼굴이 바로

그의 얼굴입니다.

그의 생애와 영성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수님의 모습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온통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들을 향해 아낌없이 조각나고

나뉘어진 거룩한 성찬의 삶,

빛나는 자선의 삶이었습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들을 향한 자비심,

연민의 정, 측은지심이 많이도 결핍된 우리들,

피눈물 흘리는 이웃들, 죽어가는 이웃들의

고통 앞에서도 조금의 흔들림없이

꿋꿋이 오늘 우리 자신의 길만을

걸어가는 우리를 향해 빈첸시오 드

신부님은 외치고 계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의 스승이고

주님이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할 때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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