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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천국에는 더 이상 높음도 낮음도, 귀함도 천함도, 특별대우도 귀빈석도 없습니다. 모두가 한 형제 자매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29 조회수1,311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피노신부님복음묵상

천국에는 더 이상 높음도 낮음도,

귀함도 천함도, 특별대우도 귀빈석도 없습니다.

모두가 한 형제 자매입니다!

언젠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한 고풍스런 수도원 대성당에서 봉헌된

부활 성야 미사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전례를 아주 중시여기는 수도원이어서

그런지, 정말이지 성야 미사는

거룩하고 진지했습니다,

동시에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워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제게 선사했습니다.

9개나 되는 성경이 봉독되었고,

매 성경 봉독 후에는 어김없이

천상음악처럼 들리는 멋진 선율의

화답송이 반복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복음 낭독 후에는

긴 강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말씀의 전례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시간은 한 시간 반을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그 특별한 부활 성야 미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제단을 중심으로 제대 뒷쪽에는 인자하신

주교님과 여러 사제들과 복사들이

줄지어 앉아 계셨고, 반대편 신자석에는

수많은 수도자들과 신자들이

경건한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거룩한 독서가 봉독될 때는 다들

귀담아 성경말씀을 들었습니다.

잘 훈련된 성가대원들은 매 화답송을

정성껏 노래했습니다.

신자들 역시 천상 음악에 누가 되지 않게

조용조용 성가를 따라불렀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저는 순간

무릅을 ! 쳤습니다.

! 그래! 천국이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중앙에 좌정해 계시고,

그 주변에 성모님과 수많은 성인성녀들이

앉아 계시고, 훌륭하게 살다가신

신앙인들이 한 무리가 되어 살아가는 곳,

언제나 거룩한 말씀이 계속 봉독되고,

끝도 없는 찬미가와 영가가 울려 퍼지는 곳,

그곳이 천국이겠지?’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 순간 옆에 앉아 있던 동료 형제를

힐끔 쳐다봤는데, 평소 거룩한 전례보다는

역동적인 외부 사목활동이나 스포츠를

좋아하던 형제였는데,

그 얼굴이 세상 괴로운 얼굴이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끝나지 않는 길고도

긴 말씀의 전례 때문에, 그 얼굴이

살아 생전 지옥벌^^ 을 받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한 가지 생각!

지상에서부터 미리 미리 천국 생활을

준비해야겠구나.

지상에서 늘 지극히 세속적이며

인간적인 것들에만 몰두하지,

영적인 삶, 거룩한 전례적 삶에

맛을 들이지 않을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천국을 허락하신다 할지라도,

천국의 거룩한 삶 자체가

지옥이 될 수도 있겠구나!’

수백·수천억의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회장님들,

그러나 죽기살기로 모을 줄만 알았지,

죽었다 깨어나도 그 재물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선용(善用)하지 않는

재벌들 뵐 때 마다,

큰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아차! 하고 크게 가슴 칠 날이

순식간에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그 재물이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순간,

크게 후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레 다가온 마지막 날,

그들은 깨달을 것입니다.

재물이라는 것!

결코 내것이 아니었구나.

죽써서 개주는구나!

죽기살기로 애써서 모은 그 많은

재물들 남겨두고 떠날려니,

너무나 분하고 아까워서, 어디 눈이나

제대로 감을 수 있겠습니까?

따지고 보니, 미래를 위한 영적 준비에

소홀했던 그들은 요르단 강 건너기 전,

살아생전 이미 혹독한 지옥의 형벌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상에서 누릴 것

안 누릴 것 다 누린 사람들,

늘 떵떵 거리며 유세를 부리던 사람들,

언제나 높은 자리에 앉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던 사람들,

어디 가나 귀빈석에 앉고 특별대우를

받던 사람들을 봐도 걱정이 앞섭니다.

그들은 이 지상에서부터

이미 받을 것을 다 받았기 때문입니다.

누릴 것을 다 누렸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토록 추구하고 집착했던

자리 역시 영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그들이 겪게될 상심감과 비참함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더구나 천국에서는 더 이상

높음도 낮음도 없습니다.

귀함도 천함도 없습니다.

더 이상 특별대우도 귀빈석도 없습니다.

모두가 한 형제자매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자리와 특별대우에 익숙했던 그들이

천상에서 받을 느낌 자체가 지옥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도 이 지상에서부터 미리 미리

천국에서의 공평하고 형제적인 삶에

적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해야할 것입니다.

아모스 예언자도 바로 이점을

정확하게 적시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읽고 묵상하다보니,

정말이지 오늘 우리를 향한 섬뜩한

경고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행하여라, 시온에서 걱정없이 사는 자들,

사마리아 산에서 마음 놓고 사는 자들!

그들은 상아 침상 위에 자리 잡고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양 떼에서 고른 어린 양을 잡아먹고

우리에서 가려낸 송아지를 잡아먹는다.

이제 그들이 맨 먼저 사로잡혀 끌려가리니,

비스듬히 누운 자들의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

(아모스 예언서 61~7)

주님으로부터 엄청난 부를

은총의 선물로 받았지만,

그 부를 자신의 호의호식만을 위해

사용했지, 바로 옆에 굶어죽어가는

이웃 라자로를 개무시·개취급한 부자를 향한

예수님의 강력한 경고 말씀 역시

오늘 우리를 향한 것이 분명합니다.

애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루카 복음 1625)

아모스 예언자와 예수님의 강한 메시지에

마음이 많이 찔리시는 분들,

오늘 이 자리에서 곧 바로 결단을

내리시면 좋겠습니다.

마치 한 줄기 바람처럼 소리도 없이

순식간에 다가올 우리의 그날,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도록,

관대한 나눔과 이웃 사랑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시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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