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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0-06 조회수1,521 추천수10 반대(0)

신학교에서는 매일 저녁 715분에 묵주기도를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같은 본당 출신 신학생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교구 조모임 신학생들과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 묵주기도 하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면 악의 세력은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본당에서 단체로 성지순례를 하거나, 야유회를 갈 때면 버스 안에서 묵주기도를 했습니다.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묵주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하루의 여정이 즐거웠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함께 산책하고, 묵주기도를 같이 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신자분들은 그런 저희의 모습이 너무 좋게 보였다고 합니다.

 

처음 본당신부가 되었을 때입니다. 본당에서 서울의 모임에 가려면 차로 1시간은 넘게 가야 했습니다. 차에서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묵주기도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한번은 묵주를 찾으려고 차를 잠시 세웠습니다. 그러자 커다란 트럭이 앞으로 지나갔습니다. 만약에 묵주를 찾으려고 차를 세우지 않았다면 큰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묵주기도를 한 것도 아니고, 묵주기도를 하려고 잠시 차를 세웠는데도 저를 큰 위험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매일 집 앞의 공원으로 산책하면서 묵주를 들고 갑니다. 한국에서는 쑥스럽기도 하고, 유난을 떠는 것 같아서 묵주를 들기가 어색했는데 여기서는 좋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편하게 묵주를 드니 기분도 좋습니다. 10월은 로사리오 성월입니다. 오늘은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오늘 하루 묵주를 들고 가족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웃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보게 됩니다. 율법 학자는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라고 이야기합니다. 주체는 나입니다.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내가 도움을 받았던 사람,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이웃이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내 가족, 나의 물건, 나의 재물, 나의 업적이 중요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에는 커다란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었습니까?’라고 말씀하십니다. 주체는 지금 강도당한 사람입니다. 우리 중에 가장 가난한 사람, 가장 헐벗은 사람, 가장 굶주린 사람이 이웃이 됩니다.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사람,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이웃이 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관점입니다.

 

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니네베의 사람은 요나와 상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요나의 이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를 타고 멀리 도망가려 하였습니다. 요나만 도망가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도망가려 하는 건 아닐까요?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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