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 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0-11 조회수1,570 추천수11 반대(0)

어쩌다 뉴욕의 경찰서엘 다녀왔습니다. 2년 동안 신문사 마당에 주차된 차가 있었습니다. 번호판도 없고, 주인이 누군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차를 견인하는 회사는 차를 옮길 수 없다고 합니다. 혹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견인 비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폐차를 가져가는 회사도 난색을 보였습니다. 번호판이 없는 차를 가져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경찰은 사유지로 가서는 견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견인차를 불러서 길가에 내놓으면 그때는 견인하겠다고 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분의 주차된 차가 경찰서를 가게 하였습니다. 말 못 할 사정은 있었을 겁니다. 2년이 지나면서 신문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원만히 해결되었고, 미국 사회의 한 면을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였습니다.

 

임진왜란으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문화재를 약탈했던 나라입니다. 36년간 식민통치로 우리 민족의 혼을 말살시키려 했고, 강제징용으로 노동력을 착취했으며, 위안부로 젊은 여성을 끌고 갔던 나라입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점유권으로나 분명 우리의 땅인데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나라가 있습니다. 정치적인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까운 이웃을 잠재적인 위험 국가로 여기며, 수출을 규제하는 나라입니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나라입니다. 이 모든 일은 타인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일그러진 인간의 본성이 만들어 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시인이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너무 좋아서 한걸음에 달려와 어머니에게 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잘했다고 말씀하시면서 상을 못 탄 친구들 마음은 어떨까?’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다음 날 반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너희들 기분은 어떠니?’ 친구들은 좋다고도 하였지만, 별로라고 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시인은 그때부터 혼자 잘하는 것보다 함께 잘하는 것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모두 잘 사는 사회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한 마디는 소년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위해 투신하도록 이끌었습니다.

 

마카베오서는 순교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엘아자르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나이에는 그런 가장된 행동이 합당하지 않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아흔 살이나 된 엘아자르가 이민족들의 종교로 넘어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려고 내가 취한 가장된 행동을 보고 그들은 나 때문에 잘못된 길로 빠지고, 이 늙은이에게는 오욕과 치욕만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은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나는 이 삶을 하직하여 늙은 나이에 합당한 나 자신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합니다.”

 

일곱 아들의 어머니 이야기도 전하고 있습니다. “아들아,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나는 아홉 달 동안 너를 배 속에 품고 다녔고 너에게 세 해 동안 젖을 먹였으며, 네가 이 나이에 이르도록 기르고 키우고 보살펴 왔다. 하늘과 땅을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아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미 있는 것에서 그것들을 만들지 않으셨음을 깨달아라. 사람들이 생겨난 것도 마찬가지다. 이 박해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죽음을 받아들여라. 그래야 내가 그분의 자비로 네 형들과 함께 너를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욕망과 자신의 이익을 따라가는 사람은 현세에서는 잘사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욕망과 이익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갈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현실의 삶에서는 힘들고 고난을 받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참으로 행복합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독서는 그런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축복을 주시리라 예언합니다. “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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