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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알기 쉬운 미사 전례12: 전례 개혁에 따른 미사 독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31 조회수287 추천수0

[알기 쉬운 미사 전례] (12) 전례 개혁에 따른 미사 독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 ‘믿음’과 ‘들음’, 그리고 ‘그리스도의 말씀’은 서로 연결된 삼각형 같은 구조를 연상시킵니다. ‘믿음’은 무엇을, 누구를 믿느냐는 질문을 동반하고, ‘들음’은 무엇에 대해, 누구에게서 듣느냐는 질문을 동반합니다. 

 

그 결정적인 열쇠 역할은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과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이 되겠지요.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은 하느님의 구원을 이룰 메시아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했던 구약과 나자렛 예수님이 참된 구원자인 그리스도임을 설명하는 신약의 사도서 들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은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적은 네 복음서지요.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말씀’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1년 주기에 2독서(독서와 복음)로 구성됐던 예전의 ‘미사 독서’ 배열을 전례 개혁을 통해 재구성합니다. 현재의 주일과 축일 독서 목록의 세 가지 특징은 ▲ 세 독서(구약, 사도서, 복음) ▲ 3년 주기(가나다 해) ▲ 두 가지 원칙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원칙은 전례 시기를 고려하고 독서들 사이 주제의 일관성을 고려한 ‘주제의 조화’와 시작한 서간서나 복음서를 계속해서 읽어나가지만, 필요성이 적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빼는 ‘준연속 독서’를 말합니다.

 

평일 독서 목록의 네 가지 특징은 ▲ 두 개의 독서(구약이나 사도서, 복음) ▲ 사순 시기는 세례와 회개를 주제로 한 해 주기로 배정 ▲ 대림·성탄·부활 시기의 평일에 한 해 주기로 배정 ▲ 연중 시기 평일에는 복음은 한 해 주기, 독서는 2년 주기(홀수, 짝수)로 배정입니다.

 

현재의 「미사 독서」는 4권입니다. 1권은 대림과 성탄, 연중(제1주간-제9주간 화요일까지), 사순, 부활이며, 2권은 성령 강림 대축일 후 연중 시기(제6주일-제34주간), 3권은 성인 고유와 성인 공통, 4권은 예식, 기원, 신심, 죽은 이를 위한 미사의 독서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집」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17년 공식 출판되었습니다. 「복음집」은 ‘구원의 경륜에서 차지하는 그리스도의 중심성’에 근거하여 가장 큰 경의를 표현합니다. 입맞춤(한국교회에서는 고개를 숙여 경건하게 절함)과 분향, 높이 들어 올림 또는 촛불과 향로를 든 행렬을 합니다. 주교가 집전한 미사에서는 「복음집」으로 강복을 할 수 있으며, 주교는 부제 서품식에서 「복음집」을 부제에게 수여하고, 주교 서품식에서 후보자 머리 위에 「복음집」을 펼쳐 얹습니다.

 

교회는 “미사 거행에서 성경 독서와 성경에서 따온 노래들은 생략하거나 줄여서는 안 되며, 어떤 사유로든 결코 성경이 아닌 다른 독서로 대치해서는 안된다”(「미사독서목록지침」 12항)라고 강조합니다. 기록되어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으로 지금도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하느님 백성은 성경을 끊임없이 읽음으로써 믿음의 빛을 받아 성령의 활동에 순응하고, 자기 삶과 행동으로 세상에 그리스도를 증언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말씀을 건네실 때는 언제나 응답을 기대하십니다. 그 응답은 들음이며, “영과 진리 안에서”(요한 4,23) 드리는 예배입니다. 성령께서는 그 응답을 유효하게 하시어,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라는 권고대로(야고 1,22 참조), 전례 행위에서 들은 것을 삶에서도 실천하게 하십니다. 귀로 듣고 입으로 고백하며 마음에 새기어 손과 발로 행동하는 신앙인이길 오늘도 기원합니다.

 

[가톨릭신문, 2024년 3월 24일,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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