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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21 조회수2,581 추천수13 반대(0)

신부님들이 오시면 찾아가는 곳을 하나씩 발견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도시를 좋아하면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구경을 하러 갑니다. 새로이 명소로 등장한 허드슨 야드의 베셀(Vessel)’을 봅니다. 기하학적으로 참 아름다운 구조물입니다. 영화에 자주 등장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도시의 전망도 봅니다. 성 패트릭 성당에서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시간이 허락되면 배를 타고 강에서 시내를 봅니다. 저녁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봅니다. 뉴욕 시민들이 마음의 고향처럼 여기는 센트럴파크에서 도심 속의 숲을 걷습니다.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는데 손님이 오시니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면 차를 타고 근처의 베어마운틴을 갑니다. 아름다운 호수가 반겨줍니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등산하고 내려올 수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갑니다. 가는 길이 참 좋아서 조용히 묵상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돌아올 때는 7개의 호수가 있는 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못내 아쉬워 가지에 붙어있는 늦은 단풍을 봅니다. 물가에 비추는 여울은 아름다운 보석처럼 빛을 내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는데 손님이 오시니 때아닌 호사를 누리게 됩니다. 사과 몇 쪽과 커피는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덤입니다.

 

예전에 부르던 성가가 생각났습니다.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이 지었네. 온 세상 만민이여 주님을 찬양하라. 그분의 위대하심을 높이 받들어라. 해와 달과 별들이여 주를 찬양하라. 그분이 영원하심을 높이 찬양하여라. 눈과 비와 우박들도 주를 찬양하라 그분의 엄위하심을 높이 찬양하여라. 바닷속의 고기들아 주를 찬양하라 그분의 전능하심을 높이 찬양하여라. 높은 산과 언덕들도 주를 찬양하라 그분의 오묘하심을 높이 찬양하여라.” 하느님께서는 사랑이 넘치시고, 자비하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중요한 건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입니다.

 

인디언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할아버지! 왜 우리의 마음은 착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쁜 생각을 하기도 해요? 아픈 친구를 보면 도와주고 싶기도 하고, 배고픈 친구를 보면 나눠주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나보다 예쁜 친구를 보면 샘이 나기도 하고, 좋은 걸 가지고 있는 친구를 보면 뺏고 싶기도 해요?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두 마리의 늑대를 키우고 있단다. 착한 마음을 주는 파란 늑대와 나쁜 마음을 주는 검은 늑대란다.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묻습니다. 그럼 어떤 늑대가 이겨요?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말합니다. 응 그건 네가 먹이를 자주 주는 늑대가 힘이 세지기에 이긴단다. 착한 마음을 주는 파란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잘 돌보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두 마음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기도의 마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남의 걸 빼앗는 강도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인디언 할아버지처럼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불편하면 뉴욕의 문화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마음이 상하면 아름다운 자연의 속삭임도 듣지 못합니다. 2019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곧 대림 시기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많이 주셨는지요?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내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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