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24 조회수2,031 추천수13 반대(0)

예전에는 사복을 많이 입었습니다. 사제복은 주로 성당과 전례를 준비하면서 입었습니다. 사제라는 걸 드러내기가 어색한 적도 있었고, 사제복을 입기에는 마땅치 않은 자리도 있었습니다. 10, 20년 세월이 지나면서 웬만한 자리는 사제복을 입고 있습니다. 다른 옷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제복이 마치 오래 사귄 친구처럼 편하기 때문입니다. 동네 산책할 때도, 여행 갈 때도 사제복을 입곤 합니다.

 

미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제복 때문에 도움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주자 등록증을 신청하는 면담에서입니다. 직원은 사제복을 입은 저에게 강복을 청하면서 환하게 웃었습니다. 긴장했던 마음이 풀렸고, 면담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운전 면허시험에서입니다. 한국에서 오래 운전을 했지만, 무척 긴장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강사의 도움으로 연습했지만, 더 긴장되었습니다. 시간이 돼서 경찰이 탑승했고,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경찰은 저의 사제복을 보고 인사했습니다. 자기도 성당 다닌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긴장된 마음이 풀리고, 연습한 대로 면허시험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미사 중에 기도하겠다고 하니, 경찰이 고마워했습니다. 사제복의 힘이 큰 것이 아니라, 사제복 뒤에 계신 주님의 사랑이 크심을 새삼 알았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다니엘, 아나니야, 미사엘, 아자리야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빌로니아로 끌려간 젊은이들입니다. 바빌로니아의 문화, 음식, 사상은 이스라엘의 것과 달랐습니다. 화려하고, 색다르고, 풍요로웠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이스라엘의 신앙을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젊은이들에게 이스라엘의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지혜를 주셨고, 건강을 주셨습니다. 그들은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야채와 물만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살도 찌고, 건강하게 보였습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난한 과부는 예수님께 칭찬을 받았습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주님의 제단에 정성껏 봉헌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 인도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 재물, 학식, 직업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없는 가운데서도 주님께 기쁜 마음으로 봉헌한 마음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과부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하느님의 어린양을 따르는 흠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겉모습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들의 마음을 보십니다. 그 마음을 이웃과 세상을 향해 나누는 우리들의 정성을 보십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일주일은 168시간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간, 이웃을 사랑하는 시간,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16시간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신앙의 십일조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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