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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사도들에게 있어 법정은 주님을 증언할 강론대였습니다. 감옥은 선교활동을 확장시키는 멋진 장소였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27 조회수1,448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사도들에게 있어 법정은

주님을 증언할 강론대였습니다.

감옥은 선교활동을 확장시키는

멋진 장소였습니다!

오래전 한 재미있는 원로 신부님의

농담반·진담반 같은 한 말씀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혼자 많이 웃은 적이 있습니다.

초보 사제로서 매일 강론 때문에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던 제게,

신부님의 말씀은 꽤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형용사 하나 토씨 하나,

원고가 완벽히 준비되어야

강론대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자신의 경험담을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서품 후 지금까지

한번도 강론을 미리

준비해본 적이 없다네.

당연히 강론 원고도 없지!

그런데 미사 직전, 제의방에서

제의를 갖춰입는 순간,

성령께서 마치 번개처럼

그날 강론거리를 알려 주신다네!”

원로 신부님의 말씀 굳게 믿고,

권고해주신 대로, 준비도 없이

원고도 없이 한번 강론대에

서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심호흡을 하고 강론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웬걸,

강론 시간 내내 횡설수설했습니다.

등줄기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강론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 편히 사제생활하라는

원로 신부님의 격려 말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연륜이나 내공이 부족하고,

성령과의 친밀함도 부족한 제게는

철저한 준비와 백방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성령충만했던 제자들은

적대자들의 법정 앞에 섰을 때

스스로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준비한 것도 없고,

따로 공부한 적도 없는데도,

적대자들이 질문에 그 어떤

학자나 현자들 못지않은

명쾌한 답변이 자신들의

입에서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그제야 제자들은 언젠가

스승님께서 유언처럼

남기셨던 말씀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너희에게 주겠다.”

(루카 복음 2112~15)

예수님과 제자 공동체의

영성과 정신에 기초를 둔

초대교회 공동체의 새로운

생활은 참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참으로 특별하고

혁신적인 것이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재물을

비롯한 모든 것을 공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견고한 신분제가 통용되고 있던 시절,

지위고하나 출신의 귀천을

넘어서고자 노력했습니다.

가난하고 천대받던 백성들에게는

이 얼마나 기적같고

행복한 일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외부에서 공동체를 향해

가해지던 충격과 박해는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교회

공동체는 공동체 구성원

끼리만의 행복이나 천국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사도들은 따가운 시선,

혹독한 박해 앞에서도

예수님의 이름과 그분의

가르침을 선포했습니다.

즉시 다가온 것은 몰이해와 조소,

폭력과 박해였습니다.

적대자들은 틈만 나면 사도들을

체포했고 법정에 세웠습니다.

매질하고 투옥시켰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욕과

박해를 당하는 것을 더 없는

특권으로 여겼으며 기뻐하였습니다.

더 놀라운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토록 겁많고 나약했던

사도들은 더 이상 과거의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살기등등한 적대자들 앞에서도

단 한걸음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갖은 폭력과 매질 앞에서도

결코 짓눌리지 않았습니다.

법정 앞에서도 기가 죽지 않고

너무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주님의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루카복음사가는 교회가 당하는

박해를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어두운 차원으로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좋은 기회로 여겼습니다.

사도들에게 있어 법정은 주님을

증언할 강론대였습니다.

감옥은 선교활동을 확장시키는

멋진 장소였습니다.

고통과 시련은 자신들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텃밭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주님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오늘 우리가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시련과 고통을 겪는다면,

더 없는 특권으로 여겨야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견뎌내야겠습니다.

주님의 이름과 말씀을 선포하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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