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27 조회수1,989 추천수10 반대(0)

쓰나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 말인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해저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면 그 여파로 커다란 파도가 생깁니다. 미처 피할 수 없이 파도는 해안가의 마을을 덮치고, 엄청난 피해가 발생합니다. 쓰나미가 자연의 현상이라면, 우리의 삶에도 쓰나미와 같은 상황이 생기곤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갑작스럽게 헤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생깁니다. 원하는 걸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의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합니다. 교회에서는 이런 쓰나미를 십자가라고 이야기합니다.

 

1997년입니다. 한국 사회는 엄청난 쓰나미를 만나야 했습니다. ‘IMF’라고 기억하는 외환 위기로 인한 국가 부도 사태입니다. 굴지의 기업들이 부도를 맞았습니다. 평범한 서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외환 위기의 쓰나미를 바로 눈앞에서 보아야 했습니다. 22년 전의 일입니다. 금 모으기 운동,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외환 위기를 극복하였지만, 많은 사람이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야 했습니다. 저도 쓰나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형님의 사업이 힘들어졌습니다. 저는 대출도 받았고, 부모님을 위해서 집을 얻어야 했습니다. 쓰나미는 분명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쓰나미는 가족들이 서로 위해주고,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사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풀잎 끝에 달린 작은 이슬방울들 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 음 어디로 데려갈까.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 어디로 가야 할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 고요만이 남겠네.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풀잎 끝의 이슬방울,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새, 텅 빈 숲에 남은 나무들은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풀잎의 이슬방울은 아침에 해가 떠오르면 곧 말라 없어지게 됩니다. 엄마도 없고, 다리도 없는 작은 새는 풀잎 끝의 이슬방울과 같은 처지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진 사람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들, 갑자기 찾아온 병 때문에 놀란 사람들은 어쩌면 텅 빈 숲속의 외로운 나무와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오늘 성서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한 삶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성, 감성, 오성을 지닌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존재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불안과 긴장을 평화와 일치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길은 비록 멀고, 앞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하지만, 힘과 힘의 충돌만으로는 평화와 일치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의 도우심과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서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둠 속을 걷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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