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17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6 조회수1,582 추천수14 반대(0)

처음 만나는 분들과 대화 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 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디 살았는지 묻습니다. 어떻게 미국에 오게 되었는지 묻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어디에 있었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몇 가지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점이 있고, 서로 같이 아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같은 동네에 살기도 했고, 취미가 같기도 합니다. 음악, 미술, 문학에 관한 이야기도 합니다. 그렇게 공통점을 찾다 보면 공감대가 생깁니다. 서로 마음이 조금씩 열리면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미국 생활의 기쁨, 어려움을 듣게 됩니다. 저도 제가 이곳에 왜 왔는지, 이곳에서 무얼 하려고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처음부터 일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수난, 부활을 이야기하는 복음서도 처음부터 예수님의 활동을 전하지는 않습니다. 공동체의 상황에 따라서 예수님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걸 먼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복음서가 처음 전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시작이 조금 단순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길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오기 전에 세례자 요한이 와서 그 길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을 존경하였고, 엘리야가 다시 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존경받던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러 왔으며, 세례자 요한이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간결하지만 복음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족보이야기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혈통으로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의 가문에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위대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했던 아브라함이 있습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라합도 있습니다. 효성이 지극했던 룻이 있습니다. 골리앗과 싸워서 승리한 다윗 왕이 있고, 지혜의 왕인 솔로몬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목수의 아들이 아니라, 뼈대 있는 가문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물을 가지고 왔다고 이야기합니다.

 

루가 복음서도 족보이야기를 합니다. 마태오 복음서가 아브라함부터 시작했다면 루가 복음은 아담까지 올라갑니다. 예수님의 혈통은 단순히 아브라함부터가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은 물론 이방인과 모든 민족을 위한 구원자라고 말합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마리아의 노래와 즈카리야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멋진 그림이 떠오릅니다. 어린 예수님이 얼마나 지혜로운지도 이야기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요한 복음서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혈통을 넘어서는 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을 보면 하느님을 보는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한 민족, 한 국가, 지구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우주적인 차원에서 예수님을 이야기합니다. 3살 먹은 아이도, 70이 넘은 노인도 모두 하느님에게서 왔다고 합니다. 우주 150억 년의 시간에 비하면 70살의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라고 합니다. 그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거라고 합니다.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루가 복음서의 시작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복음서의 시작 이야기를 좋아하시는지요? 저라면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무슨 말을 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여러분은 무슨 이야길 하고 싶으신지요? 아침을 기다리는 새벽 별처럼 예수님께서 오심을 기다립니다.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그가 당신 백성을 정의로,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다스리게 하소서. 지극히 높으신 분의 지혜 만물을 힘차고 아름답게 가꾸시는 분, 어서 오소서. 저희에게 슬기의 길을 가르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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