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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허물투성이의 죄인인 우리와 동고동락했던 한 따뜻한 인간, 예수 그리스도!)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7 조회수1,120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허물투성이의 죄인인 우리와 동고동락했던

한 따뜻한 인간, 예수 그리스도!

선친(先親)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두툼하고 큼지막한 족보책을 발견했습니다.

이걸 어떡해야 하나?’

하고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요즘 와서는 족보가 구닥다리,

애물단지 취급 받지만,

과거 어르신들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집에 불이라도 나면 다른 것

다 제쳐두고 족보부터 챙길

정도였습니다. 가문의 기원이자

역사가 담긴 책이니, 그리도

중요시 여겼던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안에서도

족보는 엄청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신약 성경을 여는 마태오 복음

그 첫자리에 예수님의 족보를

소개하는데, 꽤나 많은 분량이

할애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족보 안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일일이 열거되고 있어,

복음서를 처음 읽는 사람들을

큰 지루함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러나 족보에 나열된 인물

한명 한명은 다 나름대로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 한명 한명의 역사가

구세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족보를 읽어내려가다보면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을 목격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족보, 즉 조상들의 세대는

14세대씩 세부분으로 구분되어

전개되고 있습니다.

14라는 숫자는 다윗왕(Dawid)

이름에 기인한 듯합니다.

당대 히브리인들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자신들의

언어 자음을 숫자로 사용했습니다.

다윗이라는 이름은

D(4)+w(6)+4(d)=14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를 통해 마태오 복음사가는

나자렛 예수님께서 족보상

다윗 왕가에 소속됨을

강조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족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름은 주로 남성들입니다.

예외적으로 다섯명의 여성 이름이

등장합니다. 다말, 라합, ,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

그리고 나자렛의 마리아입니다.

특이한 것은 순수 혈통주의를

중요시 여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족보였습니다.

더구나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였습니다. 이런 고귀한 족보에

세명이나 되는 이방인 여인, 다말

라합, 룻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신분과 혈육의 정통성을

목숨보다 중요시여기는

유다인들에게 있어 엄청난 수치요

모욕이었습니다. 그러나 마태오

복음사가는 그런 이스라엘의

흑역사를 아무런 가감도 없이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런 솔직함을 통해 우리는

성경이 참 진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른 자서전이나 소설과는 달리,

성경은 등장인물들의 치부나 상처,

어둠과 흑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방 여인들의 이름조차

가감없이 소개하고 있는

마태오 복음서 족보 기사를 통해

우리는, 이땅에 오신 예수님이

참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유다인들뿐만 아니라 이방인들,

더 나아가 온 세상 만민의

하느님이라는 진리

파악할수 있습니다.

몌시아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들과

멀리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허물투성이의 죄인인 우리와

동고동락했던 한 따뜻한

인간이었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따뜻해져옵니다.

부담스럽거나 거북스런

존재가 아니라 다정하고

친밀한 한 인간이셨던

메시아 예수님께 두고 두고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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