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18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7 조회수1,795 추천수16 반대(0)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입니다. 당연히 성가를 부르지만, 당시 시대상을 담은 민중가요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금관의 예수, 늙은 군인의 노래, 작은 연못, 광야에서,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임을 위한 행진곡, 그날이 오면과 같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금은 그런 노래를 부르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오늘은 그날이 오면이란 노래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멜로디가 서정적이었고, 가사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줄기 강물로 흘러 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 피맺힌 그 기다림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날은 왔습니다. 그러나 참된 자유와 평화의 날, 정의와 공정이 펼쳐지는 날은 아직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합격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학교에 가서 확인했습니다. 신학교에 지원했고, 합격자 발표일을 기다렸습니다. 신학교 건물에 합격자 명단이 벽보로 붙어 있었습니다. ! 합격자 명단에 저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날의 기쁨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자대 배치를 받던 날입니다. 약간 어두컴컴한 내무반에서 선임병들이 저를 보고 있었고, 목청껏 신고했던 날이 생각납니다. 두렵고, 떨리고, 긴장했던 날입니다. 서품식 날입니다. 교우들이 성인 호칭 기도를 함께 불러주셨고, 저는 바닥에 엎드려서 눈물 흘렸습니다. 신학교 생활이 스쳐 지나갔고, 부족한 저를 불러주심에 감사드렸습니다.

 

오늘 예레미야 예언자는 그날이 온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유배 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유배 생활의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그날이 오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날을 만드는 걸까?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그날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의로운 요셉은 마리아와 조용히 파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꿈에 천사를 만났고, 천사는 요셉에게 성령의 뜻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꿈에서 깨어난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날은 도전에 굴복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거센 도전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실천으로 그날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내가 성탄을 향해 가야만 성탄은 나의 성탄이 될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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