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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아리따운 아씨가 성모님이시라고 상상을 하면....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9 조회수850 추천수0 반대(0) 신고

 

지금 올리는 글은 예전에 한번 올린 글이었는데 제가 내렸습니다. 올리고 나서 보니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너무 유치하고 창피해서 내렸습니다. 오늘 이 글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 속에 나오는 아씨를 성모님이라 생각하고 다시 이 글을 재차 봤습니다.

 

그러니 너무나도 웃음이 나 다른 분들도 이 글에 나오는 종에 빙의되어서 이 아씨를 성모님이라고 상상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평생 잊혀지지 않는 사극의 한 장면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애늙은이 같습니다. 아주 꼬맹이 때 봤던 사극입니다. 참 우섭습니다.

 

시간은 눈 내리는 엄동설한입니다. 주인 아가씨 그러니까 아씨와 종이 등장합니다. 종은 어린 사내 종입니다. 종이 아씨를 따라다니면서 아씨를 보필하는 그런 종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씨가 외출해서 문으로 들어와 자기 방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갔다가 뭘 챙겨서 다시 나와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엄동설한이고 눈이 내리는 아주 추운 날씨였습니다. 감동의 기운은 여기서부터 싹틉니다. 아씨가 벗고 들어간 가죽신을 어린 사내종이 손으로 들고 자기 가슴 품에 가져가서 감싸는 것입니다.

 

왜 그러지 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종이 방안에 들어가신 아씨가

나올 거라는 걸 인기척을 들어서 신을 살푼히 내려놓아 아씨가 바로 신고 나갈 수 있도록 신을 돌려서 내려놓더군요.

 

그제서야 어린 마음에 왜 그 종이 아씨의 신을 가슴에 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아씨가 나와 신을 신게 되면 아씨 발이 시려울까 봐 자신의 체온으로 신을 조금이라도 덜 차갑게 하려고 품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 추측이 맞았습니다.

 

아씨가 조금 걷다가 순간 멈추면서 종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아씨도 참 마음이 따뜻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신발이 조금 온기가 있다고 생각해서 종에게 묻는 겁니다. 날씨도 추운데 신에 온기가 있지 하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종이 말합니다.

 

아씨, 제가 아씨 발이 시려울까 봐 신을 옷안에 넣었구만요. 잘못했다고 비는 것입니다.

자기딴에는 지체 높으신 분의 물건을 자기 맘대로 어떻게 함부로 했다고 주인 아씨가 생각할까 봐 겁이 났던 것이겠죠.

 

근데 이 상황에서 아씨는 종의 생각과 달리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이 내용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만큼 어린 시절 봤던 사극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저는 이 내용을 잊지 않고 이때 받은 감동을 잊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잊고 살다가 20대 때 어느 순간이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을 살면 아무래도 세상의 때가 묻을 건데 그렇게 때가 묻고 묻어 너무 많이 쌓일 땐 이때 이 사극에 나오는 종을 한번 떠올려보게 되면 어린 꼬맹이 때 느꼈던 저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더러운 마음을 좀 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마음속 한 켠에 간직하고 있자고 마음을 먹었던 게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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