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21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20 조회수1,604 추천수12 반대(0)

1979년의 기억입니다. 40년 전입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가기 전입니다. 전주로 가는 동양고속 버스를 탔습니다. 고모부 댁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고속버스에는 승무원이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들었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곡예사의 첫사랑조금은 슬픈 느낌의 노래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모부와 고모에게 인사하였습니다. 그 뒤로는 고종사촌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3살 위의 형은 저를 고향 선산으로 데려가 주었습니다. 눈이 소담스럽게 내렸고, 선산에서 제게는 친할아버지이고, 형에게는 외할아버지의 묘소에 절하였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선산에서 내려보면 마을 아래 저수지가 보였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사촌 형제들이 저를 따뜻하게 대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밤에 같은 이불을 덮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를 고향 선산으로 데려가 주었던 형도 저와 같이 사제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언제고 시간이 나면 다시 고향 가는 버스를 타고 싶습니다.

 

엘리사벳의 살던 동네는 아인카렘(포도밭의 샘)입니다. 몇 번 가보았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마리아는 며칠을 걸어 아인카렘을 찾아갔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엘리사벳이 잉태했음을 알려 주었고, 마리아는 축하해 주기 위해서 엘리사벳을 찾아갔습니다. 마리아의 태중에도 아이가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몇 달 동안 아인카렘에 머물렀고, 엘리사벳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엘리사벳은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게 된 기쁨을 전하였을 겁니다. 마리아는 성령의 인도로 아이를 가지게 된 놀라움을 전하였을 겁니다.

 

오늘의 복음은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엘리사벳의 진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응답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 뛰나이다. 주님께서는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만대가 나를 복되다 할 겁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제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일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몇몇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친구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저를 대해주고, 제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런 친구가 있기에 저는 더욱더 힘을 내서 사제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가까운 이웃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대하면 우리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민과 갈등을 들어 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나의 모습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의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나의 길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사랑으로 오시니 감사합니다. 그 사랑은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었습니다. 그 사랑은 가난한 이,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절망하고 있는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주님,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주님의 그 사랑을 저 또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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