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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성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24 조회수1,852 추천수11 반대(0)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 위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성탄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이 특별히 기쁜 것은 그분은 창녀나 세리에게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에게나, 노인이나 어린이에게나 똑같은 사랑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죄인에게도 선인에게도 똑같이 햇빛을 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하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의 마음에 진리의 빛으로, 구원의 빛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깊고 길어도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믿음과 희망이 담겨있는 성탄입니다. 그분께서 내 마음에 구원의 빛으로 머물러 계신다면, 그분께서 내 마음에 구원의 빛으로 오신다면 하루하루가 바로 성탄입니다. 내가 어둠 속에 있다면, 내가 희망을 버리고 절망을 가슴에 품고 산다면 성탄은 그냥 지나가는 하루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하며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의 체험입니다. 제자들의 고백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사실로 예수님의 정확한 탄생연도와 날짜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2000년 교회의 역사와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였고, 그들이 체험한 것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교회(Ecclesia)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원래 교회라는 말은 로마 시민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로마는 강한 군사력으로 막강한 제국을 이루었습니다. 로마의 시민은 특혜를 누릴 수 있었고, 특별한 보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로마의 시민은 경기장에서 검투사의 목숨을 건 결투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노예와 포로들은 로마 시민을 위해서 일해야 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황제였습니다. 이방인, 노예, 포로, 가난한 이, 병든 이는 교회에 속할 수 없었습니다. 로마의 시민이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누구나 교회에 속할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 병든 이, 여인, 노예, 포로, 세리, 이방인도 회개하면 교회의 모임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모든 교인은 한 형제요, 한 자매가 되었습니다. 신분, 학력, 계층, 세대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황제가 통치하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나라입니다. 재산을 탕진하고 방탕하게 살았어도 마음을 바꾸어 돌아오면 받아주는 교회입니다. 불의한 삶을 살았어도 마음을 바꾸어 돌아오면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받아주는 교회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셨음을 말과 행동으로 증언하는 분들을 보곤 합니다. 그분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그분께서 보여주신 삶을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는데 십리를 가주는 사람, 이웃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 현실의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밝게 웃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분들은 주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그분께서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말없이 증언하는 것입니다.

 

멀리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가짜별을 본 것이 아닙니다. ‘믿음, 사랑, 희망이라는 진실의 별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성탄의 기쁨은 인생이 기쁨과 즐거움만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성탄의 기쁨은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은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은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슬픔과 고통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슬픔과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을 찾는 것입니다. 기쁨과 즐거움이 인생의 전부도 아닙니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은총과 하느님의 축복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참된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바로 그분들이 이 땅에 다시금 찾아오는 동방박사들이고,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였던 목동들입니다.

 

성탄절은 가난한 아이의 모습으로,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주님을 생각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외로운 이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주님께서는 또다시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시고 추운 겨울날, 말구유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지금 내가 고통 중에 있다면 그것을 주님께 봉헌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기쁨 중에 있다면 그것도 주님께 봉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성탄입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고, 부끄러움도 있고, 또 가슴 뿌듯한 일도 많을 겁니다. 주님의 성탄을 맞이해서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을 마음 모아 축하하고, 그분의 삶을 본받도록 합시다. 주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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