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02 조회수1,851 추천수15 반대(0)

신문사의 건물은 화재보험을 들었습니다. 갱신하기 전에 보험사에서 직원이 왔습니다. 직원은 건물을 돌아보고 결과를 우편으로 보내왔습니다. 보험을 갱신하려면 몇 가지 보완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익숙하기에 어쩌면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문제를 보험사 직원은 찾아냈습니다. ‘숨은그림찾기를 할 때도 그랬습니다. 잠시 다른 데를 보고, 그림을 보면 숨은 그림이 보이곤 했습니다. 보험사 직원은 경험이 풍부하고, 그런 검사를 전문으로 하기에 잘 보았을 겁니다.

 

미국에 와서 몇 번 들었던 말입니다. ‘미국 사회는 허술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신문사 입구에 난간을 설치하라고 했습니다. 소화기는 벽에 고정하라고 했습니다. (신발장 뒤에 있어서 찾기 어려웠습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파이프는 철제로 보호하라고 했습니다. 어지러운 전선은 정리하고, 뚜껑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익숙하기에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느 정도 비용은 들겠지만 잘 정리해서 보험을 갱신하려고 합니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는 변방의 사람 예수님의 가르침이 빠르게 세상에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대교의 한 분파로 여겨졌던 나자렛파가 세계 종교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성장의 4가지 요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교육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가르쳤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전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편지와 복음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교리서였고, 교재였습니다. 제자들은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선교하였습니다. 헬레니즘의 사상을 넘어설 수 있었던 건 교육의 힘이었습니다. 새로운 기업, 새로운 종교가 성장했던 첫 번째 요인 역시 교육이었습니다. 말씀이 살아있는 공동체, 말씀이 중심에 있는 가정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샘이 깊은 물과 같습니다.

 

두 번째는 친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몸소 씻겨 주셨고,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권위는 있지만 권위적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힘과 업적에 있지 않았습니다. 헌신과 나눔에 있었습니다. 제자도, 이방인도, 세리도, 고아도, 과부도, 아픈 사람도 모두 한 형제요 자매였습니다. 이런 평등의식은 강력한 연대감을 형성했습니다. 섬기는 공동체는 시련의 때가 와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하느님 나라를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공정과 정의입니다. 초대교회는 가진 걸 기쁜 마음으로 나누었습니다. 우리 몸의 지체가 한 몸을 이루어 성장하듯이, 초대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을 이루었습니다. 여유가 있는 공동체는 어려운 공동체를 기쁜 마음으로 도왔습니다. 굶주린 형제에게는 먹을 걸 나누어 주었습니다. 옷이 없는 형제에게는 입을 옷을 주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사회복지는 초대교회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공동체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된다면 분열과 갈등은 사라질 겁니다.

 

네 번째는 복음적인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부활을 체험했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말과 행동으로 실현하였습니다. 제자들의 헌신과 변화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난향천리(蘭香千里) 덕향만리(德香萬里)’라고 합니다. 제자들의 복음적인 삶은 세상 끝까지 전해졌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지키는 공동체는 바위 위에 세워진 집과 같습니다.

 

지금 교회에 당면한 문제가 있다면, 지금 교회가 익숙함에 젖어있다면, 지금 교회가 성장을 멈추고 늙어가고 있다면 초대교회가 성장했던 이유를 다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교회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인지 알고 싶다면 역시 초대교회의 삶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의로우신 분이심을 깨달으면, 의로운 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과연 나는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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