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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04 조회수2,551 추천수14 반대(0)

가톨릭 평화신문 홍보를 위해 LA를 방문했습니다. 뉴욕에서는 비행기로 6시간 정도 걸리고, 시차가 3시간 나는 곳입니다. 공항에서는 평화신문과 함께 성지순례를 가는 여행사 대표님이 차량 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숙소는 수녀님들의 배려로 수녀원 영성센터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한인 성당 방문은 명예 기자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의 앞길을 밝혀주셨고, 저는 평화신문을 홍보할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고, 제가 잘나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제이기에, 제 뒤에 하느님이 계시기에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숙소를 마련해 주신 수녀님, 공항에서 숙소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행사 대표님, 한인 성당 방문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신 명예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을 만드는 거라고 합니다. 원은 나의 것을 기꺼이 나눌 때 커진다고 합니다. 나의 것만 챙기려고 하면 원은 작아진다고 합니다. 저를 도와주신 분들의 원이 컸기에 저는 그 원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뉴욕에 와서 4달이 지났습니다. 그중에 3달은 손님 신부님들이 계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원을 조금 넓게 만들었기에, 누추하지만 저의 숙소에 신부님들이 머물 수 있었습니다.

 

넓은 원을 만드신 분들이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큰 원을 만드셨습니다. 가난한 이, 불의한 권력에 맞서는 이, 억울한 이, 병든 이들이 원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안에서 위로를 얻었고, 용기를 얻었고, 희망을 보았습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도 큰 원을 만들었습니다. 버림받았던 많은 사람이 꽃동네의 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교회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새로운 원을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 말씀은 빛이었습니다. 그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 말씀이 하느님이셨습니다. 그 말씀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라는 원을 만드셨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 머무르는 나라가 아닙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힘들고 지친 이들은 모두 나에게 와서 쉬십시오. 나의 멍에는 편하고, 나의 짐은 가볍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이 세상에 사는 사람도, 앞으로 이 세상에 올 사람도 모두 갈 수 있는 원입니다. 특정한 민족, 계층, 이념, 종교, 신분,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개방된 원이 아닙니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원입니다. 예수님께서 만드신 원, 곧 하느님 나라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헤로데와 동방박사들을 보았습니다. 헤로데도 예수님을 만나기 원했습니다. 그러나 헤로데는 헤로데의 방법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세상의 재물과 권력, 명예와 욕망을 채우려는 헤로데의 방법으로는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은 헤로데가 알려주는 길을 가지 않았고 자신들의 길을 찾아갔습니다. 그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에페소인들에게 보내 편지에서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것은 혈연이나, 능력, 학벌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삶으로 증거하고, 신앙의 빛으로 비추어야 참된 상속자가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당과 교회는 성탄을 맞으면서 트리를 만들고 그 위에 예쁜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도시의 밤에 많은 십자가가 붉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불을 밝히고, 트리의 전구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로 우리들의 신앙의 불을 밝히는 것, 희망의 빛을 비추는 것 그리고 사랑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주님을 드러내는 주님께 경배하는 참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 올랐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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