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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떤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보면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07 조회수1,459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전에 어머니께서 투병하실 때 병원에서 한 노인 어르신을 봤습니다. 제가 어머니께 병원에 가면 거의 항상 그 노인 어르신 옆에 계신 분이 계셨습니다. 할아버지가 키가 참 크고 옛날 분임에도 불구하고 참 멋지게 생겼습니다. 어쩌다가 한 번씩 보면 옆에서 할아버지를 간호하면서 할아버지 얼굴을 수건으로 닦는다던지 간호하는 모습을 보면 아빠와 딸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 번씩 여자 분들이 몇몇 오십니다. 그때 저는 그분들이 며느리인 줄 알았습니다.

 

항상 오면 멀뚱멀뚱 그냥 쳐다보고만 갑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확실히 며느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둘째 형수님과 어머니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형수님한테 이야기를 했죠. 형수에, 조금 전에 옆에 있는 그 여자 분 참 착한 딸입니다. 요즘 저런 딸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니 형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대름(경상도에서는 잘 모르지만 시동생을 대름이라고 합니다) 딸이 아니고 며느리라고 합니다. , 저는 놀라면서 며느리라고요.

 

형수에, 제가 한 번씩 보면 막 할아버지하고 서로 얼굴도 비비고 하던데요 딸도 하기 힘들 건데 그것도 며느리가 시아버지한테 그렇게 한다고요. 뭐 형수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하니 형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처음엔 형수님도 딸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근데 사실 언제 한번 형수님이 물어보니 며느리라고 했다더군요. 저는 사실 그때 정말 놀랐습니다. 근데 그때 더 놀란 건 한 번씩 오는 여자 분들이 딸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더더욱 놀랐습니다.

 

딸들은 그냥 아버지를 무덤덤하게 보고만 가고 이건 뭐 어쩌면 세상적으로 보면 피 한방 섞이지 않은 며느리 자식이 더 딸처럼 하니 그것도 아무리 가깝게 지낸다고 하더라도 그처럼 시아버지한테 하긴 힘들 건데 정말 그날 놀랐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럴 때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보통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시아버지가 재산이 많다든지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서야 알은 사실입니만 왜 그렇게 시아버지를 극진히 모셨는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원래 시집을 와서 고부간에 갈등이 많았다고 합니다. 근데 그 원인이 며느리한테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또 며느리와 아들 간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이 문제도 원인은 며느리한테 있었다고 합니다. 법률적으로나 도적적으로나 봐도 이혼을 해도 전적으로 며느리한테 이혼 사유가 있을 정도로 며느리한테 어떤 말 못할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근데 이런 힘든 시기에 시아버지되시는 분도 며느리한테 문제가 있는 걸 알고는 있지만 참으로 고민이 많이 있었나 봅니다. 이 시아버지되시는 분이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첫째로는 아들이 이혼을 하게 되면 집안 망신이라고 생각을 하셨는 모양입니다.

 

또 그것도 그것이지만 무엇보다도 며느리되는 분도 만약 이혼하게 되면 며느리 인생도 정말 불운한 한 생애를 살아야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며느리가 한 행동은 뭐 용서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한 남자 집안에 시집을 와서 이혼을 당하고 살게 하는 것도 사람으로서 할 짓이 못 된다는 생각을 최종적으로 시아버지께서 하신 모양입니다.

 

이때까지는 며느리도  이혼을 각오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는 중에 어느 날 시아버지가 중대한 고심을 하고 며느리를 조용히 커피숍으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며느리를 이혼시키지 않을 방법을 고민했던 것입니다. 이 시아버지가 가운데서 모든 걸 자신이 뒤집어쓰게 되면 이 며느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며느리에게 이야기를 해 준 것입니다. 그리고 며느리한테는 부탁을 한 것입니다.

 

내 집에 시집온 사람을 내쫓을 수는 없다. 나도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도 네 시어머니와 아비를 속여야 되는 것이다. 너 하나 살리려고 이렇게 하는 것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이런 사실은 무덤까지 비밀로 가져가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 할아버지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며느리를 위기에서 모면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더더욱 감동적인 건 얼마나 할아버지가 지혜롭게 처신을 했는지 거꾸로 시어머니와 아들이 며느리한테 잘못했다고 용서를 청할 정도로 일을 정말 중간에서 잘 처리를 했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며느리 인생을 살려준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나서는 하마터면, 이혼녀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시아버지되시는 분이 지혜를 발휘해서 그런 위기를 모면하게 해 주셨으니 며느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시아버지되시는 분이 고맙겠습니까? 그때 며느리께서 결심한 게 있다고 하십니다.

 

시아버버님이 그때 자신에게 마음 써 주신 은혜를 평생 잊지 않고 친아버지처럼 극진히 모시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그만 뇌질환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는 시아버지께서 모든 기억이 상실되는 순간까지 갔습니다. 그때 어느 날 시댁 가족들에게 자신이 며느리이지만 왜 그동안 시아버지한테 누가 봐도 정말 며느리 이상으로 시아버지를 극진히 모신 이유를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며느리도 양심이 있어서 시아버지와 한 약속을 완전히는 지키지 못했지만 일부의 사실 정도는 이야기했나 봅니다. 그리고 완전히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숨기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시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모든 사실을 다 털어놓게 되면 시댁 가족들이 오히려 그런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시아버지에 대해 가지게 될 배신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 때문에 다는 밝힐 수가 없었던 것이었나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봤을 때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고 시아버지의 입장을 고려한 그 며느리의 그 당시의 생각이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그냥 무덤까지 말 안하면 아무도 모를 수 있는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렇게 말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그 며느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처신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때 느낀 게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를 보면서 잘못을 용서하고 또 그 잘못도 모두 자기가 뒤집어쓰면 며느리를 완전히 보호할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워 모든 잘못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며느리를 보호한 게 참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잘못은 했지만 그런 시아버지의 호의와 배려를 잊지 않고 시아버지께 헌신과 효를 다한 며느리를 보면서 참으로 용서의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일화였습니다.

 

물론 처음에 며느리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용서가 있었기에 할아버지도 마지막은 외부 간병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비록 며느리의 손을 빌렸지만 자신이 며느리에게 베푼 용서로 인해 며느리의 극진한 사랑을 마지막에는 받고 이 세상을 떠났으니 한편으로는 복 받은 할아버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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