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상식 팩트 체크] (18) 성모님 축일은 왜 여러 번 재니는 걸까?
특별한 사랑으로 '천주의 어머니' 공경 - 교회가 전례력에서 많은 성모님 축일을 기념하는 이유는 성모님의 축일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구원 신비와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5월 31일 열린 대구대교구 성모 기도의 날 모습.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누가 “성모님의 축일이 언제냐”고 물으면 언제라고 답을 할까요? 많은 분들이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떠올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례력을 잘 살펴보신 분이라면 ‘어? 성모님 축일이 또 있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성모님의 축일은 몇 번일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래서 「전례력」을 꺼내서 2024년에 성모님에 관련된 축일이 몇 번인지 하나씩 세어봤습니다. 축일은 크게 대축일, 축일, 기념일로 나뉘는데요. 먼저 성모님을 기념하는 대축일은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성모 승천 대축일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그리고 ‘성모 영보’를 기억하는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 있습니다. 축일은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이 있고요. 그리고 기념일들이 11개 있습니다. 이렇게 2024년 전례력에 있는 성모님 축일을 세어보니 16개나 됩니다. 성모님의 축일은 참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축일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실제로는 성모님의 축일이 더 있습니다. 이를테면 올해는 ▲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9월 8일) ▲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9월 15일) ▲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2월 11일)들이 전례력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이 축일들이 주일과 같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축일과 같은 전례일에는 등급과 순위가 있는데요. 축일과 기념일은 주일과 같은 더 큰 전례일이 같은 날에 겹치면 그 해에는 지내지 않습니다.(「전례력 규범」 60항) 교회는 초기 교회부터 성모님을 공경하며 기념해 왔습니다. 특히 431년 에페소공의회를 통해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하면서 축일들이 제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에페소공의회가 끝난 후 곧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서는 8월 15일에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축일을 거행했습니다. 순교자들의 죽은 날을 축일로 삼듯이, 성모님이 승천하신 날을 축일로 삼았던 것이지요. 이후로 성모님을 기념하는 다양한 축일들이 생겨나 오늘날처럼 많은 성모님의 축일이 생겼습니다. 비교적 최근에도 성모님의 축일이 새롭게 제정됐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2018년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을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에 지내도록 선포하셨습니다. 교회가 전례력에서 이렇게 많은 성모님의 축일을 기념하는 이유는 성모님의 축일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구원 신비와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그리스도의 신비의 이 연례 주기를 지내는 동안, 거룩한 교회는 당신 아드님의 구원 활동과 풀릴 수 없는 유대로 결합되어 있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마리아를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한다”면서 “그분 안에서 교회는 구원의 뛰어난 열매를 경탄하고 찬양하며, 이를테면 그 지순한 표상 안에서 자신이 온전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열망하는 모습을 기쁨으로 바라본다”고 가르칩니다.(「전례헌장」 103항)] [가톨릭신문, 2024년 5월 5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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