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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윗 시리즈 8편 ( 두 얼굴의 신앙인)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14 조회수1,549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울왕은 다윗과의 관계에서 인간적으로는 장인어른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딸과 같이 이불을 덥고 자는 사위를 죽이려고 하니 다윗에게는 정말 하루하루의 삶이 생지옥과 같은 삶일 겁니다.

 

오랜 세월 도피하다 보니 심신이 많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일 겁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앞이 캄캄했을 겁니다. 두 번이나 사울을 살려주었는데도 자신을 놓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최악의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바로 다시 전에 갔던 적진에 들어가려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 인간적으로는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곳인데 그곳으로 가려고 하는 다윗의 심정을 한번 보면 단순히 목숨을 구차하게 연명하려고 하는 생존욕구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절치부심해서 언젠가는 이 어려운 난국을 탈피해서 다시 예전의 자신이 누렸던 그 자리가 욕심이 나서가 아니라 어쩌면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삶에 있어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고자 지금은 비록 고통과 수치스러운 자신의 모습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남아서 언젠가는 반드시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겠다는 걸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최대한 사울의 손을 벗어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판단을 했을 겁니다. 사무엘상권 271,2절을 한번 보겠습니다.

 

다윗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러다가 언젠가는 사울의 손에 망할 것이다. 그러니 필리스티아인들의 땅으로 가 목숨을 건지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사울은 나를 이스라엘 영토 안에서만 찾다가 마침내 단념하고 말겠지. 그러면 나는 그 손에서 목숨을 건지게 될 것이다. 다윗은 일어나 자기를 따르는 부하 육백 명과 함께 갓 임금, 마옥의 아들 아키스에게 넘어갔다.

 

이렇게 해서 다윗은 적진에 다시 들어가 갓 왕의 심기를 잘 맞추는데 노력을 하게 됩니다. 다른 블레셋 장수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살 수 있는 나름의 안전장치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했을 겁니다.

 

다윗을 향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말로 모함을 했지만 아키스가 자신에 대한 신뢰를 지속하는 걸로 봐서 다윗이 아마 처절하리만큼 눈물겨운 노력을 했을 겁니다. 이런 노력을 어떻게 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다윗이 갓 임금 나라에 체류할 때 블레셋과 이스라엘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실 다윗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가 됩니다. 아무리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적군에게 투항하여 있지만 자신의 나라를 향해 칼을 휘둘러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매국노와 같은 짓을 해야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아키스는 다윗과 함께 전쟁에 나가려고 할 참이었습니다. 이때 다윗의 속은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타들어갈 겁니다. 근데 이런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블레셋 장수들이 다윗이 전쟁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다윗이 배반을 할 경우를 배제할 수가 없다고 판단을 했을 겁니다. 이런 의견이 팽배해짐에 따라 다윗은 그만 결국 전쟁에 참가를 하지 않게 됩니다.

 

이때의 다윗의 마음을 성경에서 찾아보게 되면 다윗도 우리가 성경을 볼 때 위인으로 보기도 하지만 영락없이 나약한 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게 됩니다. 사무엘상 298절이하를 보게 되면

 

다윗이 아키스에게 항의하였다. 제가 무엇을 했단 말입니까? 임금님 앞에 나아온 날부터 이날까지 이 종에게 무슨 잘못이 있기에,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의 원수들과 싸우러 나가지 못하게 하십니까? 아키스가 다윗에게 대답하였다. “ 내 눈에는 그대가 하느님의 천사처럼 좋은 사람이오. 그 사실을 나는 알고 있소. 그러나 필리스티아 제후들이 그가 우리와 함께 싸우러 가면 안 되오.’ 하고 말하였소. 그러니 그대는 그대와 함께 온 옛 주군의 부하들과 더불어 아침 일찍 일어나시오. 아침 일찍 일어나 동이 트는 대로 길을 떠나시오.”

 

여기서 보면 다윗의 속마음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자신이 전쟁에 참전할 수 없다는 상황으로 변하자 왕에게 말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이런 기회에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울 수가 있을 건데 내가 무얼 잘못했길래 전쟁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거냐고 하는 투의 말을 합니다.

 

자신의 본심과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본심은 , 이제 살았다.” 하고 쾌재를 불렀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다윗은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장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우리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게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한 왕인 다윗의 삶을 볼 때 우리가 역사 속에서도 어떤 왕의 공과를 평가할 때 공도 평가할 때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과도 평가합니다.  인간이라는 게 완전할 수가 없는 존재라서 그렇습니다. 이런 다윗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아무리 하느님의 은혜를 많이 입은 왕이라고는 하지만 영판 없는 우리의 보통 범인과도 어쩜 이리도 닮았는지 말입니다. 우리 자신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다윗의 이런 가식적인 모습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순간에는 우리의 모습이 하느님이 보시기에 어찌 저리도 내 맘에 드는 일과 생각을 하는지하고 말씀하실 만큼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의 추한 모습과 행동 때문에 하느님의 얼굴을 뵐 낯짝이 없을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의 모습일 겁니다.

 

다행히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의 마음과 같지 않으시길래 망정이지 우리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면 우리의 가증스런 속내를 보신다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한번 상상을 해보게 되면 참으로 낯 뜨거울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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