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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예수님에게 있어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21 조회수1,093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예수님에게 있어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예수님과 바리사이 사이에는

그야말로 건널 수 없는 큰 강이

하나 놓여있었습니다.

말이나 행동, 가치관이나 이념,

지향하는바 등서로가 너무 달랐기에

사사건건 부딪쳤습니다.

오늘도 논쟁은 계속됩니다.

어제는 단식 논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었지요. 결론은?

일방적 판정승도 아니고,

1라운드 1초 만에 예수님께서

통쾌한 KO승을 거두셨습니다.

오늘은 주제를 안식일 문제로

바꾸어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동선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면서, 언행 하나하나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파이들을 번갈아 가면서 붙여놓고,

여차하면 고발할 구실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필 안식일이었습니다.

지상에서 머무실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도

복음선포와 영혼 구원을 향한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침식마저

잊어가며 이 고을 저 고을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적당히

알이 맺히기 시작한 밀밭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격무에 무척이나

굶주렸던 제자들은, 그것으로라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밀이삭을

좀 뜯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던

바리사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큰 소리로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마르코 복음 224)

이미 꼬일대로 꼬인 바리사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어제에 못지않은 강펀치 하나를

시원하게 날리십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마르코 복음 227~28)

안식일과 관련된 세부적이고

지엽적인 규정 하나 하나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안식일 제정의 근본 취지를

망각해버린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질책이 참으로 뜨끔합니다.

안식일은 원래 인간을 비롯한

이 세상 모든 창조물,

심지어 무생물에게까지

휴식과 평화를 누리게 하려는

의도로 생겨났습니다.

주인도 쉬지만 종도 쉬게 합니다.

사람도 쉬지만 가축도 쉬게 합니다.

농부도 쉬지만 경작지도 쉬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안식일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은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창조물인 백성들과

모든 피조물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생명과

자유를 경축하는 날인 안식일을

속박의 날, 억압의 날로

변질시켜버린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절대 원치

않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을

위해서라면서 안식일과 관련된

수많은 규칙과 관습들을

만들었습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39가지 노동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곡식을

추수하는 일이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이 안식일 규정을

어겼다고 따진 것은 제자들이

밀 이삭 몇개를 건드린 것인데,

그것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및

과잉일반화를 시켜버린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의 결정적인 실수는

하느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시는

인간에 대한 소홀함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섬긴다는

이유로 동료 인간 존재의

가치를 무시했습니다.

신앙 행위 안에서 하느님 사랑도

중요하지만 하느님의 모상인

동료 인간에 대한 사랑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인간 존재라는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그 안에 하느님의 손길이

닿아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눈에 보이는 하느님이

인간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있어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안식일 논쟁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규정의 적극적인

준수보다도 동료 인간에 대한

사랑을 더 강조하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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