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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입만 그리스도인, 현대판 바리사이인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24 조회수83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본당에서 연령회 봉사를 하시는 자매님들을 그동안 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제가 묵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오늘날 이 시대의 순교자는 과연 어떤 모습의 신앙인일까 하는 걸 진지하게 묵상해봤습니다.

 

지금 연령회 회장님은 실제 회장직에서 물러나 이제 적절한 후임자가 있으면 새로운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은데 마땅히 할 사람이 없고 해서 여러 가지 여건상 힘든 상황임에도 지금 계속 맡고 계신 상황입니다. 지금 몇 분 건강상 하지 못하신 분 몇 분외에는 변함없이 제가 성당에 온 이후 계속 봐왔지만 한결같이 말없이 묵묵히 봉사를 하시는 모습에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저도 그나마 성당에 와서 성당 장례 문화에 적응이 돼서 그렇지 원래 가족이나 친지가 아니면 고인을 실제로 보는 경우도 잘 없었는데 이것도 단지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고, 같은 형제자매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제 장례에 대한 일도 처음보다는 두려움이 많이 없었습니다. 원래 이런 일에는 제가 조금 겁이 많았는데 이젠 그런 현상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사실 세상적으로 보면 연령회에서 봉사를 한다는 건 궂은 일이고 또 힘든 일입니다. 이건 신앙의 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봉사라는 걸 저는 여러 번 느낍니다. 이분들의 봉사를 8년간 보면서 오늘 절실히 느낀 게 있었습니다. 물론 평소에도 느낀 게 있지만 오늘은 그동안 느낀 게 누적되어 뭔가 결과물로 나오는 듯했습니다.

 

저는 이분들을 보면서 이름 없는 순교자라고 명칭을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의 순교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실제 나중에 저는 아마 이런 분들이 천국에 갔을 때 하느님 앞에서 받게 될 상급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봉사를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 봤을 때 봉사보다도 이분들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남에게 자신들이 어찌 했다는 걸 저는 공치사를 하거나 봉사를 한다고 생색내는 분들을 아직 한 번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들이 진정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느님의 일을 묵묵히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의 위치에서 늘 변함없이 하시는 모습에서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상급이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계기가 있습니다. 원래 세상일은 상대적이라 다른 일련의 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른 하나는 이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소위 천박하게 표현을 하자면 입으로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입만으로 보면은 정말 독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입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실제 본당에서 하는 봉사 같은 봉사는 하지 않으면서 그냥 대외적으로 자신이 드러나는 모습에만 눈도장 찍는 식으로 본당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분들은 지금까지 인간적으로 보면 실제로 몸으로 하는 봉사를 해야 할 때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뭔가 성당에서 하는 일도 세상말로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는 그런 데에는 눈에 불을 쓰고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정말 얌체 같은 모습의 행동만 하는 그런 신자도 있습니다. 하기야 하느님께서는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이건 원수까지는 아니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공동체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염치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그래도 명색이 신앙을 가지고 있는 신앙인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되는데 그런 게 어떤 경우는 정말 너무나도 없는 사람이 개중에는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과 오늘 이렇게 말없이 본당에서 궂은 일이지만 나름 보람을 가지며 봉사하시는 분들과 비교를 한다면 말로만 떠들어대고 실제 행동으로는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늘 이런 교우분들이 남달라 보입니다.

 

비록 이런 분들이 특별히 본당에서 중요 직책을 맡고 있지 않고 하나의 본당 교우로서 또 본당의 한 조직의 일원으로서만 행동하시고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그나마 하느님의 교회라는 조직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로서의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이 시대 우리 교회의 명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시는 것 같아 저는 이런 분들이 오늘날 백색 순교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입으로만 하는 신앙인은 몸만 공동체에 있지 영혼은 세상 사람의 모습과 하등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실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말로만 이렇고 저렇고 백날 떠들어대는 신자를 과연 하느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본다면 부끄러운 사람이 아마 많이 있을 겁니다. 저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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