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30 조회수1,397 추천수11 반대(0)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는 우화가 있습니다. 매일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있었습니다. 부부는 알을 팔아서 부자가 되었고, 걱정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더 큰 욕심이 생겼습니다. 거위의 배에는 황금 알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큰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거위의 배를 갈랐지만 거위의 배에는 황금 알이 없었습니다. 부부의 욕심 때문에 거위도 죽고, 부부는 예전처럼 가난해 졌습니다. 거위가 황금 알을 낳기 위해서는 하루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부부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풍족하고, 행복한 생활을 했을 겁니다. 노력하지 않고, 열매만 얻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샘을 파지 않고 물만 얻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지순례 중에 모압 왕 메사의 석비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서고고학적으로 귀중한 유물인 모압 왕 메사의 석비를 발견한 선교사가 마을의 부족장에게 큰돈을 주고 석비를 사겠다고 하였습니다. 프랑스의 영사는 더 큰돈을 주고 석비를 사겠다고 하였습니다. 석비를 옮기면서 군인까지 동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부족장은 석비 안에 금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석비를 불에 태우고, 찬물을 부어서 깨부수었습니다. 석비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석비가 귀중한 유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겉에 쓰인 모압 왕 메사의 비문이었습니다. 비문이 적힌 석비가 깨졌고, 더 이상 유물로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메사의 석비는 미리 탁본을 만들었기에 다시 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지만 부족장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2020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미국의 대통령은 이란의 군 사령관의 암살을 지시했습니다. 한국가의 군 사령관을 전쟁상태가 아닌데 암살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이란이 미국의 군 사령관을 암살했다면 미국도 용납할 수 없었을 겁니다. 당연히 이란은 한 국가로서 받은 치욕을 되갚을 겁니다. 보복은 더 큰 보복으로 악순환 되고, 2020년 지구촌은 걱정과 우려의 눈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계획된 순서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연과 필연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려왔습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잉태된 도발이 커다란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황금 알을 가르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황금 알을 가지려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충실한 부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인간의 비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께로부터 기름부음 받았던 다윗이었습니다. 거인 골리앗과 싸워서 승리했던 다윗이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했던 사울 왕을 용서했던 다윗이었습니다. 그런 다윗도 욕망이라는 덫에 걸린 나약한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약의 다윗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를 보면 교회도 그런 욕망과 욕심에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다윗이 하느님께 용서를 구했던 것처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도 인류와 역사 앞에 교회의 잘못에 대해서 용서를 청했습니다. 차마 말 할 수 없는 잘못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습니다. 다만 오늘 화답송에서 고백한 것처럼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용서를 청할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하십니다. 욕망과 욕심으로는 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작은 겨자씨에서도 희망을 보는 사람, 봄에 씨를 뿌리면서도 가을에 결실을 맺으리라는 희망을 가진 사람, 시련과 고난의 바람이 불어도 다시 태양이 뜰 거라는 희망을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십니다. 한걸음 한걸음 더딜지라도 인내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십니다.

 

2020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겨자씨에 숨겨진 하느님 나라를 보셨다면 인내로 기다리며 기쁨으로 열매 맺는 2020년이 되면 좋겠습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보셨다면 거위의 배를 가르기보다는 거위에게 먹이를 주고 잘 키우는 2020년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