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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성남 신부님 / 제16회 문제 해결 방법 - 어떤 자세로 살아야 되는가?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31 조회수989 추천수3 반대(0) 신고

홍성남 신부의 행복한 신앙


 


 

제16회 문제 해결 방법- 어떤 자세로 살아야 되는가?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문제를 푸는 방법이 문제가 많을수록 숨 돌리며 살자는 말씀을 드렸고, 한국 사람들이 성격이 조급한데 그 조급한 성격이 타입 A의 성격유형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조급한 마음,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서 생기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을 해야 되는가? 어떤 자세로 살아야지  되는가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 1. 문제가 생겼을 때는 멀찍이 물러나라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생겼을 때는 멀찍이 물러나라. 강의 듣는 분들 중에 필기를 하는 분들이 계셔서 필기용 멘트를 조금 해드릴게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비워야 된다. 그렇게 해야지 기분이 나아지면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계속해서 문제와 씨름을 한다면 우리의 합리적인 생각이 균형을 잃고, 지혜와 상식의 이런 창고가 막히게 된다. 현재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멀찍이 물러나야 된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명쾌한 눈으로 바라보기가 어렵다. 문제를 그냥 두면 풀릴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답도 저절로 풀리게 될 것이다." 그랬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좀 물러나라는 거죠. 그런데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니죠. 문제가 발생하면 집착하게 되죠. 특히 엄마들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문제가 생겼다 그러면 아이를 멀찌감치 보는 엄마가 아무도 없죠. 막 걱정을 해요.


 


애가 있어요.  엄마가 있고. 예를 들어서 이제 애들이 어떤 모습을 보였을 때 제일 걱정이 되세요? 일단 성적이 떨어졌어요. 그때 걱정 많이 되시죠? 또 왠지 왕따 당하는 거 같아. 그때도 걱정 많이 되죠. 또 어떤 때 걱정이 될까요? 친구 관계가 안 좋거나 뭔지 모르지만 딴 아이들 같이 이렇게 비슷한 레벨로 발달을 하면 괜찮은데 너무 처졌다는 느낌이 들면 애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보는 엄마 쪽이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슨 문제가 발생하냐 하면, 불안이라는 게 생기죠. 이 불안이라는 감정은 참 묘한 감정이에요. 불안은 없으면 안 돼요. 그런데 너무 많아도 안 되죠. 이 불안이 만들어 낸 것 중에 하나가 영화 찍기랍니다. 대개 엄마가 애를 딱 봤어요. 성적이 막 내려가요. 그래서 처음에 화가 납니다. "저 자식이 저게 지아비 닮아가지고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해!" 처음에 분노가 올라와요. 그런데 분노가 올라오고 난 다음에 좀 지나면 불안이 올라와요. "저게 성적이 안 좋으니까 대학을 못 갈 거고, 대학을 못 가면 집에 얹혀살 거고, 집에 얹혀살면서 재산 다 까먹고, 부모가 다 죽고 나면 틀림없이 노숙자가 될 거야!"라는 영화 한 편을 찍죠.


그런데 그런 영화를 하나만 찍고 끝내는 게 아니라, 영화를 하나 찍고 나면 간식 먹고 한 편 또 찍고, 간식 먹고 또 한 편 찍고 ^^* 그래서 심한 분들은 하루에 영화를 다섯 개 이상 찍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끝이 해피엔딩이 아니고 정말 노숙자 인생으로 끝나는 그런 언해피엔딩인 그런 영화를 계속 찍고, 그 영화를 머릿속에서 계속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 엄마는? 영화를 돌렸으니까 돌아버리는 거죠. ^^* 그래서 크레이지, 미쳤다는 얘기를 하는데.


애는 사실 그냥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싸워서 왕따 당할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어요. 자기는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공부 열심히 조금만 더 하면 되지, 친구 사귀면 되지.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데, 문제는 엄마 쪽에 문제가 발생해서 불안해하면서, 영화를 막 찍어대기 시작하면 그다음에 애로부터 떨어지는 게 아니라 반대 현상이 나타나요. 애한데 더 밀착을 해 버려요. 애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해지기 시작해요.


그리고 주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엄마가 아이를 보면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거 하고, 남자들이 사업을 하면서 똑같은 이런 현상을 체험하기도 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아마 비슷한 그런 현상들을 겪을 겁니다. 그런데 이럴 때  그 문제가 되는 것에 가까이 간다고 그래서 문제가 더 잘 보이고 해결되느냐 하면, 그게 아니라 그럴 때 오히려 뒤로 물러나는 것이 더 좋다고 얘기를 하는 거죠.


저희 본당이 재개발이라고 하는 그런 문제에 걸렸습니다. 신문 지상에서 여러분들이 재개발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셨을 텐데, 글쎄요. 그런데 신문에 난 거 하고, 제가 현장에서 겪은 거 하고 조금 많이 다르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제가 있는 본당이 재개발이 걸렸다고 안 됐다고 그러면서 재개발이 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어떤 공공매체에서는 낡은 가옥을 헐고 새집을 지어주고, 서울을 혁신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글쎄요. 취지는 그럴지 몰라도 제가 현장에서 본 거는 그게 아니고, 이거는 미친놈들이 돈놀이 판을 벌이는 거구나. 한쪽 시각일 수도 있는데, 일단 제가 경험한 거로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 이렇게 주민들한테 약속을 해 놓고, 실제로 만약에 재개발돼 가지고 집이 생겼을  때에 거기 입주할 수 있는 사람은, 주민 중에 몇 퍼센트냐 하면, 10 퍼센트도 안 됩니다. 만약에 100명의 주민이 새 집을 지어준다니까 좋다고 동의를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여기 들어가 살 수 있는 사람은 열 명도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열 명도 안 된다는 것을 재개발을 약속한 사람들도 알고 있어요.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다 들어와서 다 새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겁니다. 그거를 정치인들이 했고, 정부가 그랬어요. 대국민 사기를 친 거예요. 그걸 제가 현장에서 보면서 너무너무 화가 많이 났었는데, 문제는 이 친구들이 성당까지 집어먹으려고 그랬어요. 성당을 강제로 수용하려고.


재개발 법상으로 주민의 80%가 동의를 하면 강제 철거가 가능하다는 법이 있다고 그러더군요. 문제는 그 80%의 동의 자체도 깡패들이 노인네들 찾아가서 강제로 인감도장 받고 그런 정말 파렴치한 짓을 통해서 80%의 동의를 받는 그런 것들이었는데, 그렇게 해서 받은 80%로 밀어 부칠 수 있는 것이 법규라는 거죠.


가끔 그렇게 생각해요. G20 국가니, 우리나라 이제 선진국에 발돋움하게 됐다느니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제가 경험한 거로는 한국은 아직 정치적인 수준, 사회적인 수준이 후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민들이 그렇게 다치는데 구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런 국가가 무슨 선진국이고, G20 국가인지. 정말 짜증 나기도 하고, 더 걱정되는 거는 저희 본당을 주변으로 해서 생긴 이 재개발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서 그게 정말 더 걱정입니다.


만약에 이런 재개발에 해당되는 본당 신부님들이 계신다면 저한테 연락을 주시면 제가 상세한 정보를 알려드릴 텐데. 너무 화가 나고 그러는데. 어쨌건 이 사람들이 이제 성당까지 먹어 치우겠다고 강제 철거 소송까지 걸었었어요. 저희가 법적 투쟁을 통해서 싸움도 하고 그랬는데, 성당을 먹어 치우기 힘드니까 저희 성당이 가좌동 성당이라고 그러는데 사실 서울에는 가좌동이 없고 남가좌동에 있는 성당입니다. 언덕 위에 성당이 있어요.


모래내 시장이라고 하는데 옆에 성당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모래내 시장은 아시는 거 같더라고요. 모래내 시장은 천 원짜리 가지고도 장을 볼 수 있는 시장이죠. 그런데 여기도 또 재개발 바람이 불어서 조합이 두 개가 생기고, 시장 상인들이 쫓겨나게 됐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성당이 쉽사리 나가지 않고 버티니까, 철거 업체에서 와 가지고 성당 주변의 집들을 다 부쉈어요.


그런데 이 부수는 과정이 사람을 참 불안하게 만들더라고요. 처음에 이 친구들이 쓰는 작전이 세 가지가 있더라고요. 첫 번째 작전은 일단 주민들을 내보내야 되니까, 우선 세입자들을 내보내야 되니까, 그런데 세입자들이 나가려고 그러겠어요? 싸게 세를 살고 있는데 나가라고 그러니까 안 나가죠. 또 집 주인들도 그렇고. 그러니까 이제 덩치 큰 친구들이 몇 명이 찾아가서 이제 나가라. 도장 내놔라. 이런 식으로 공갈을 칩니다. 그게 이제 첫 번째 단계의 작전이고.


그때도 그런 애들이 동네를 다니면서 불안 분위기를 조성을 해요. 그래 저희 성당에도 몇 번인가 찾아왔었다고 그러더라고요. 성당은 왜 이렇게 비협조적이냐고 이렇게 얘기를 하고 갔다고 그래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공갈 협박을 해 가지고 주민들이 겁먹고서 적은 보상금을 받고 나갔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나오는 두 번째 작전이 뭐냐 하면, 나간 집을 부수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 생각해 보세요. 집이 만약에 세 채가 있는데 가운데 집이 나갔어요. 이걸 부수는 거예요. 그런데 부수는데 깔끔하게 부수는 게 아니라 이건 완전히 유리창을 다 깨 가지고 사방에 흐트러뜨리고 흉가를 만들어 버려요. 흉가.


이걸 흉가를 만들어 놓으면 이 옆집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겠어요? 마음이 불안하죠. 불안하니까 이 사람들도 "아이, 그럼 못 살겠다." 그래 가지고 나가요. 그래서 또 옆집 사람들도 나가요. 이렇게 쫓아내는 게 두 번째 작전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래도 안 나가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몇 집 버티고 있어요. 그러면 마지막 작전이 뭐냐 하면 안 나가는 집 뒤에 있는 집에다 불을 지르는 거예요.


그래서 양재동인가 거기도 그렇게 재개발 지역에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사실 안 나가는 집을 쫓아내려고, 그 집에 직접 불을 지르면 방화범이 되지만 빈집인 뒷집에 불을 지르면 방화범이 되지 않으니까 애들 용돈 주고 고용해서 불을 지르게 만들고, 불을 계속해서 지르면 불안해서 나가게 되죠. 이거를 작년부터 올해까지 제가 성당에 살면서 봤는데, 저 같은 경우는 성당을 지켜야 되니까, 성당을 떠나서는 저는 갈 데가 없잖아요. 어쨌건 여기서 끝을 봐야 되니까 할 수 없이 문제가 발생하는 걸 보면서, 심리적으로 여러 가지 갈등들이  발생하는 거를 경험을 했어요. 처음에 마음 안에서 올라오는 거는 제일 심한 게 불안이더라고요. "아, 이러다가 사제관까지 불나면 어떡하나?"


처음에 동네를 막 부수고 낮에도 사제관 옆에 불도저가 집도 부쉈으니까 마음이 한참 불안하고, 막 불지르고 그럴 때는 자다가 깨고 그랬어요. 한두 달인가를 불면증에 걸려 가지고 잠을 못 자고  저절로 포진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피부병 같은 게 생기고, 두 달 동안 계속 설사를 하고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때 제일 제 마음을 차지했던 게 불안이었어요.


"아, 쟤네들이 성당을 불지르면 어떡하지?" 그런 마음. 만약에 다 타버리게 되면 그러면 어떡하지?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것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맴 도는 거예요. 꿈에서도 성당이 불타는 꿈을 꾸고, 그런 꿈꾸고 나면 놀래서 깨고 그랬는데, 그리고 그다음에 찾아오는 감정이 뭐냐 하면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아, 하필이면 나야? 굉장히 오래된 성당인데 왜 하필 지금이야? 아,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지?" 막 그런 감정들이 찾아오는.


그런데 이 우울감하고 불안감하고 찾아오니까 다른 일을 못하겠는 거예요. 뭔가 내 삶이 스톱된 느낌이 들고, 일을 하고 싶은 욕구도 없고 그랬어요. 제가 만난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를 만난 거죠. 여러분들이 아시겠지만 저는 상담 공부를 하고 상담을 하고 있는데, 지금 제 본당에서 만난 문제가 저한테 가장 큰 문제인 게 왜 그런가 하면은,


신부와 신자의 관계나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비슷합니다. 신자분들이 본당 신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그래도 신부라는 걸 인정해 줘요. 그리고 신부와 신자 사이에도 대화 패턴이 있어요. 대화 코드라는 게 있어요. 이 코드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크게 갈등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신부하고 신자하고 마음이 안 맞는다 하더라도 그 신자가 신부 사제관에 불을 지르지는 않아요.


신부가 신자 집에 가 가지고 불을 지르지는 않아요. 그냥 마음에 안 든다고 얘기하고 뒤에서 험담하고  욕만 할 뿐이지 그 이상은 안 해요. 왜냐하면 신부와 신자가 싫더라도 신자와 신부 안에서 서로의 관계를 존중해 주는 게 밑바닥에 깔려 있거든요. 만약에 정말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신부가 오시면 맞아들일 수 있어요.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도 마찬가지죠. 일단은 내담자가 상담자를 존중해 주고, 상담자도 내담자를 존중해 줍니다.


이런 관계는 사실은 편안한 관계에요. 맘이 맞네, 안 맞네 그래도 일단은 서로가 서로를 아예 무시하거나 적으로 보지 않고 존중해 주기 때문에 괜찮은 관계입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을 할 여지가 많아요. 가끔 본당 사목이 힘들어요, 뭐가 어때요. 이거 전부 엄살이에요. 본당 사목은 사실 쉬운 겁니다. 저도 어려운 줄 알았는데 이 재개발을 겪으면서 신부 생활이 진짜 편한 거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어요.^^* 상담이 머리 아파요, 골치 아파요. 쉬운 게 아니에요.


그럼 왜 재개발이 어려운가 하면, 이 재개발은 일단은, 누군가를 상대를 해야 되는데 겉으로 드러난 거는 조합이에요. 그런데 조합만 있는 게 아니고 뒤에 뭐가 그렇게 많아요. 줄줄이. 아마 이렇게 집 지어 가지고 굉장히 많은 돈이 생기니까 거기에 뭐 "똥이 있는데 파리들이 안 몰릴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똥파리들이 뒤에 많이 붙어 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의 목적은 뭐냐 하면 오로지 돈이에요. 주민들의 주거 시설의 향상? 웃기지 말라고 그래요. 그런 거 없어요. 오로지 돈이에요. 가능하면 적은 비용을 들여서 사람들을 다 쫓아 버리고 큰 이익을 남기자. 이게 이 친구들의 모토입니다. 그러니까 돈이 하느님인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려고  그러니까 이게 일단 대화 코드가 안 맞는 거예요.


기도? 신앙? 이런 거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니까 제일 힘든 게, 이 사람들을 모르겠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나중에는 아, 이게 사목이 아니고, 상담도 아니고, 이거는 전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는 돈을 놓고 싸우는 저 친구들하고 나 하고 전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지고 그때부터 이제 전생사를 보기 시작했어요. 옛날의 전쟁 영웅들은 어떻게 해서 전쟁에서 이겼는가? 하는 걸 봤더니, 거기에 답이 있더라고요.


그 답이 뭐냐 하면 알렉산더 대왕. 성인전에서 본 것도 아니고, 상담가, 심리학자도 아닌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에서 이게 나왔어요. 상황 자체가 전쟁판이다 보니까 답을 찾은 것은 전쟁사에서 찾았는데 이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하고 전쟁을 벌이다가 말고 갑자기 이집트로 내려가서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만들거든요. 그리고 맨날 거기서 띵까띵까 하고 노는 거예요. 가수들 데려다 놓고, 무희들 데려다 놓고, 그림 그리는 화가도 데려다 놓고, 이렇게 딴 짓거리를 벌이니까 본국에서는 난리가 난 거예요. 전쟁하다 말고 뭔 짓이냐? 그랬더니 알렉산더 대왕이 그랬대요. "이것도 전쟁의 일부다." 그거를 본국에서는 이해를 못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재개발이라는 판이 벌어진 데서 굉장히 불안하고 우울해하다가 알렉산더 대왕의 그 글을 보고 깨달은 것이  아, 맞아. 내가 문제를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문제가 너무 커요. 본당 문제, 상담 문제 이거는 자질구레한 문제에요. 누가 누굴 미워하고, 누굴 싫어하고, 시어머니 며느리 관계, 부모 자식 관계 이렇게 쪼잔한 문제가 아니고 이게 덩어리가 너무 큰 문제에요. 제가 경험한 적도 없는 문제.


그런 문제에 닥쳐 가지고 제가 이것만 바라보니까 제 안에 뭐가 생기냐 하면, 불안감, 압박감 그런 마음이 좀 더 강하더니 무력감 같은, 아, 내가 뭐를 할 수 있지? 말도 어눌해지고, 행동도 이상해지고 그렇더라고요. 그러다가 이제 이 책을 보면서 아, 맞다 이런 문제는 내가 계속 들여다본다고 해결될 게 아니고 시선을 좀 다른 데로 돌려서 내가 좀 쉬어야겠다. 그래서 그때부터 영화를 보고, 연극을 보고, 그림 전시회를 보러 다녔던.


그렇게 하니까 오히려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쫓기는 마음이 덜하고. 요즘은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일단은 CD를 걸어놔요. 클래식 음악을 틀어놔요. 저는 사실 옛날에는 클래식을 들으면 듣자마자 5분도 안 돼서 잤거든요.^^* 아, 이 클래식이 뭔가를, 베토벤 음악을 들으면은 골이 막 아픈 거예요. 너무. 그런데 그거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막 몰입을 하는 거를 보면 아, 저 사람들이 정상인가? 그럴 정도로. 그냥 저야 유행가, 팝송 같은 거 좋아했지 클래식은 나하고 인연이 없나 보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클래식의 맛을 엉뚱하게 재개발 판에서 발견을 한 거예요.^^*


상황이 좋을 때는 맛을 몰랐는데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안 좋은 상황에서 어느 날 아침에 옛날 베토벤 클래식 판이 하나 있었는데 그걸 그냥 들었어요. 틀고 너무 골치 아파가지고 누워 있었는데 그걸 들으면서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거예요. 처음으로 아, 이게 음악계의 성령체험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그 이후로 조합하고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게 돈이 크니까 저 친구들이 금방 협상에 응하지 않죠. 저는 또 타입 A라서 급해 가지고 빨리 결론을 맺으려고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는 거예요.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 가지고 불안해하면 저쪽 사람들이 더 자기네 페이스로 끌어 갔다고 좋아할까 봐 제 페이스를 조절하려고 그래서 아침마다 클래식을 계속 들었어요.


그게 의외로 사람 마음에 힘을 주더라고요. 들으면서 일단은 이 재개발 판에 대한 어떤 나의 집착이 떨어져 나오는 느낌이 들고, 아, 이게 사람이 산다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저희는 사실 성당이 언덕 위에 있다고 그랬잖아요. 집이 다 철거돼서 사제관 밖을 보면은 사방이 전망이 무지 넓어요.^^* 어쨌건 간에 집을 다 부쉈는데 아, 또 이 자연계의 이치라는 게 오묘해 가지고 풀들이 자라고 ^^*  비가 오더니 여기 호수까지 생겼어요.^^* 가끔 가다가 정신 나간 오리들도 와서 놀다 가요. 그런데  그거를 사제관에서 내려다보면 아, 이 천지창조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거기에 클래식을 딱 들으면 정말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어떨 때는 내가 이러다 이제 미쳐가는 건가? ^^*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그런 시간을 갖고 나면 하루가 살맛 난다는 생각이 들고, 아 한 판 붙어 볼 만하다. 그런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을 보고 계신 교우분들, 또 교우 아니신 분들께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문제에 너무 매달리거나 집착하지 마시고, 일단 거리를 두세요. 정말 골치 아프다. 그러면 그 골치 아픈 거 다 내려놓으시고 일단 바람 쐬러 나가세요. 바람 쐬러 나가거나 영화를 보러 가거나. 돈이 없다 그러면 TV 틀고 유머 프로들 있죠. 개콘이나, 웃찾사 그런 개그 프로들 그런 거 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그래야지만 재충전이 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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