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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집트로 간 아브라함/아브라함/성조사[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02 조회수1,038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이집트로 간 아브라함

 

하느님이 아브람을 불러 낸 가나안 그 땅에 기근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나그네살이하려고 이집트로 내려갔다. 기근이 심하였기 때문이다. ‘저 좋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탈출 3,8)에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기근이 들다니! 사실 하느님께서 테라나 아브람을 우르에서나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불러낼 때에는 가나안 그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는 아예 말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라고만 일렀다. 그들은 마냥 믿음으로 그 부름에 응답해 따랐을 뿐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첫 사용은 하느님께서 호렙산에서 모세에게 이집트 탈출이라는 사명을 부여할 때 사용한 말이다. 쉽게 말해서 모세에게 그 어떤 확신을 주기 위한 말이었다. 젖과 꿀이라는 달콤한 말도 모자랄 것 같아, ‘저 좋고 넓은 땅이라고 힘 주어가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가나안은 유목 생활하기에 적합했다.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만 했다. 그마저 기근까지 들었으니, 먹을 것을 구하려 처량하게 길 떠나야만 했다. 하느님이 불러 낸 땅을 떠나 거주가 아닌, 입에 풀칠이라도 할 곳으로 나그네살이하려 나서야 했다. 다시 가나안으로 올라와야하기에 임시로 내려간 것 뿐 일게다. 영원히 이집트에 들어간 게 아니다.

 

거기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아브람은 아내 사라이에게 말하였다. “여보, 나는 당신이 아름다운 여인임을 잘 알고 있소. 이집트인들이 당신을 보면, ‘이 여자는 저자의 아내다.’ 하면서, 나는 죽이고 당신은 살려 둘 것이오. 그러니 당신은 내 누이라고 하시오. 그래서 당신 덕분에 내가 잘되고, 또 당신 덕택에 내 목숨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시오.” 그녀는 아브람의 이 제안에 아무 대꾸나 그 어떤 불쾌감을 내세우지 않았다. 단지 마누라의 미모를 내세워, 오직 자신만의 영달과 목숨 유지에 안달인 서방님의 패륜적이고 건달적인 요소에 그 어떤 기색도 없었다.

 

과연 아브람의 이 제안은 믿음의 사람으로 적절했을까? 그렇지만 남편의 제안에 사라이의 침묵은 어쩌면 풍성한 안방마님인 양 덕성스런 여인네 모습이다. 한 가족을 위해, 저 철부지 남편의 뻔뻔스런 의견에 일체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남편의 불안을 자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보호를 해야 할, 의무감마저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오히려 그녀가 먼저 서둘러 우리 사이는 부부 관계가 아닌, 오라비와 누이 관계라고 거짓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아브람은 사라이가 아내가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 배다른 오누이 형제(20,12) 관계였다. 그래서 아브람은 순수한 인간적인 이유를 댄 것뿐일 수도. 그리고 어쩌면 그가 처음에 그렇게만 말하자고 아내에게 제안한 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영리한 전략이었는지도 몰랐다. 아마도 그가 찾아간 이집트에서는 오누이간의 결혼을 금하는 법이 준수되어, 그들의 실제 결혼이 간통죄에 해당되어 죽임을 당할 수 있었을 수도.

 

좌우간 아브람이 이집트에 들어갔을 때, 이집트인들이 보니 과연 사라이는 매우 아름다웠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파라오의 대신들이 그녀를 보고 파라오 앞에서 크게 칭찬하였다. 그리하여 사라이는 파라오의 궁전으로 불려갔다. 파라오는 사라이 때문에 거짓을 꾸민 아브람에게 대단히 호의를 갖고 잘해 주었다. 그래서 아브람은 양과 소와 수나귀, 남종과 여종, 암나귀와 낙타들을 얻게 되었다. 이는 하느님의 개입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는 이렇게 대단한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의 아내 사라이의 일로 파라오와 그 집안에 여러 가지 큰 재앙을 내리셨다. 거짓말을 만들어 파라오와 그의 대신들을 속인 아브람과 이에 따른 사라이보다, 남의 아내를 탐하려 한 파라오에게 하느님은 우선 채찍을 드신 것이다. 이는 혼인의 수호자이신 하느님께서 혼인의 순결을 장려하고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는 훈계였다. 더구나 하느님 당신이 손수 선택하여 불러 낸 아브람에 대한 보호였다.

 

이 일로 파라오가 아브람을 불러 말하였다. “네가 도대체 어찌하여 나에게 이런 짓을 저질렀느냐? 그 여자가 네 아내라고 왜 나에게 알리지 않았느냐? 어찌하여 그 여자가 네 누이라고 해서, 내가 그를 아내로 삼게 하였느냐? ,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떠나라.” 그는 더 이상의 분노를 아브람에게 보일 수가 없었다. 아브람에게는 그 어떤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은 일종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지도 몰랐다. 이 역시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인 호의가 있었다고 여겨질 만하다.

 

그래서 파라오는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아브람을 그의 아내와 그의 모든 소유와 함께 떠나보내게 하였다. 아무튼 아브람의 이집트 나그네살이는 큰 시련이었지만, 해피엔드로 끝이 났다. 그들은 노년에 접어든 부부이지만 참으로 서로 인내와 영리함으로 그 기근을 잘도 마무리했다. 우리는 이를 본받아 절대 절망하지 말고, 고난이 시작되는 것을 하느님께서 나를 버리셨거나 우리 스스로가 멸시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게다. 이리하여 아브람은 아내와 자기의 모든 소유를 거두어 롯과 함께 이집트를 떠나 네겝으로 올라갔다. 아브람은 가축과 은과 금이 많은 큰 부자였다. 얼마나 큰 부자였기에 조카 롯과 결국은 분가에 이를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이 내용은 네겝에서 다시 베텔로편에서 자세히 묵상해 보기로 한다.

 

[참조] : 이어서 '7. 네겝에서 다시 베텔로'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이집트,기근,파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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