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네겝에서 다시 베텔로/아브라함/성조사[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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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0-02-03 | 조회수1,10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 네겝에서 다시 베텔로 아브람은 아내와 자기의 모든 소유를 거두어 롯과 함께 이집트를 떠나 네겝으로 올라갔다. 아브람은 가축과 은과 금이 많은 큰 부자였다. 과연 아브람이 얼마나 많은 부를 모았기에 이처럼 자신 있게 큰 부자라 하였을까? 기근에 허적이다 가나안을 떠나 이집트로 나그네살이 하러 간 그가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다니! 그에게는 가축만이 많은 게 아니라 은과 금도 쾌나 많았던 모양이다. 하느님의 섭리가 놀랄 만큼 드러난다. 기근을 극복하고자 간 그가, 기근을 벗은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많은 재산과 드높은 명성을 얻었으니 그를 모르는 이는 이제 아무도 없게 되었다. 그는 조카 롯과 함께 네겝을 떠나 차츰차츰 베텔까지, 곧 그가 처음에 베텔과 아이 사이에 천막을 쳤던 곳까지 옮겨 갔다. 이는 많은 가축을 몰고 반유목민의 이동 방식으로서, 천막을 치고 얼마 동안 살다가 다시 천막을 거두어 이동하기를 반복하면서 옮겨 감을 의미한다. 이렇게 아브람은 네겝에서 가나안 지역의 산악 지방의 베텔까지 그 생활을 이어갔다. 아브람이 멈춘 그곳은 그가 애초에 천막을 치고 제단을 만들었던 곳이다. 그만큼 베텔은 성조 아브람의 여정에서 중요한 장소로 기억해야 될 것 같다. 거기에서 아브람은 주님의 이름을 야훼라고 다시 받들어 불렀다. 이 주님의 이름은 인류의 기원부터 알려진 이름이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 직접 당신 이름을 일러 준 것은 모세 시대에 와서야 계시된다. 아브람과 함께 다니는 롯도 양과 소와 천막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롯의 재산 가운데에는 가축은 물론 천막도 있었다. 천막은 유목민들의 생활 전체를 가리킨다. 천막이라는 말에는 그 천막에 사는 이들도 다 포함된다. 그러므로 그가 천막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그에게 딸린 식솔이 쾌나 있었다는 것을 일컫는다. 그리고 여러 가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재산이 많았음을 알 수가 있다. 비록 금은을 가진 자기 삼촌만큼은 못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롯의 처세 방식이다. 성경에는 ‘아브람과 함께 다니는 롯’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마치 아브람과 함께 다니지 않는 롯도 있었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 될 게다. 그리하여 삼촌 아브람과 함께 활동한 롯과 홀로 활동한 롯의 두 가지 삶의 처세 방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롯’의 라틴어 뜻은 ‘빗나가다’라는 뜻이다. 삼촌과 함께하는 롯은 삼촌의 뜻에 반하는 빗나간 나쁜 롯이었다. 반면에 삼촌 없이 홀로 활동한 롯은 어쩜 좋은 롯이었다. 삼촌 없는 그 악의 소굴 소돔에서는 그는 어쩌면 아주 좋은 롯이었다. 반면에 삼촌과 함께한 유목 생활의 롯은, 삼촌 아브람에게는 줄곧 걸림돌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것이 여러 다툼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삼촌 조카 사이는 재산이 늘어나면서 양쪽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겨나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하느님의 개입으로 부를 축적한 게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그 땅은 그들이 함께 살기에는 너무 비좁았다. 사실 온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이에게는 아무리 좁은 땅도 넉넉할 게다. 그러나 속 좁고 욕심이 도가 넘는 이에게는 넓디넓은 땅도 좁게만 느껴진다니까. 그러기에 빗나간 롯과는 동행하기가 언제나 불만만을 자아내었으리라. 더구나 그들의 재산이 너무 많아 정녕 함께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브람과 함께 다니는 롯과의 유목 생활은, 아무리 삼촌 조카 혈육지간이라도 불화가 자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아브람의 가축을 치는 목자들과 롯의 가축을 치는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였단다. 이렇게 친척들 사이에 벌어지는 사소한 갈등이 가축을 치는 목자들에게도 전해지고, 심지어는 말 못하는 가축들마저 서로 눈치를 보어야 할 지경이지도 몰랐을 게다. 이렇게 모든 문제의 근원은 형제들 간의 다툼, 즉 혈육지간의 일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성경 저자는 ‘그때 그 땅에는 가나안족과 프리즈족이 살고 있었다.’라고 덧붙인다. 프리스족은 알 수 없는 종족이지만, 그 이름으로 본다면 주변에서 떠돌이로 사는 이들이란다. 따라서 가나안과 프리스족 사이에도 오래전부터 서로 간에 갈등이 있었듯이, 아브람과 롯 사이에도 함께하기에는 매사에 자연 여러 갈등의 불씨만 낳는 모양새였단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제 서로 각자의 길로 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참조] : 이어서 '8. 삼촌 조카의 헤어짐'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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