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전례 상식] 아이코~ 물팍이야! 언제쯤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성당에서 장궤틀 작업을 하던 인부의 말이 떠오른다. “아니~, 내가 이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무슨 사정이 있는지 지금까지 장궤틀을 뗐다 붙이는 작업을 세 번이나 하는구마잉~”. 한때 사회 문제로 많은 이들이 밀물처럼 입교하면서 성당 공간이 협소해지자 신자들의 자리에 마련된 장궤틀을 떼어 공간을 확보하려고 하는 그런 성당들이 있었다. 고령 사회, 아니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미사 거행의 여러 부분에서 나이 드신 분들이 무릎을 꿇고 일어설 때마다 “아이코~ 물팍이야!”라고 내뱉는다. 신자들이 거룩한 전례에 몸과 마음으로 올바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신자들의 자리에는 원칙적으로 장궤틀이나 의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11항 참조). 무릎 절은 오른쪽 무릎이 땅에 닿도록 꿇는 동작으로 절대적인 흠숭과 최고의 존경을 드러낸다. 각 나라의 주교회의는 모든 미사 형식에 적용되는 일반 규범이 별도로 정해져 있어도, 미사 통상문에 실려 있는 동작과 자세를 법 규범에 따라 민족의 문화와 건전한 전통에 맞게 달리 바꿀 수 있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미사 부분의 거행이 지닌 뜻과 특성에 맞게 적응하여 무릎 절 대신 깊은 절로 바꾸었다. 그렇다면 신자들은 미사 거행의 어느 부분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거룩하시도다’ 환호 이후부터 마침 영광송 끝의 ‘아멘.’ 환호를 외칠 때까지 무릎을 꿇는다. 또 영성체에 앞서 사제가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을 할 때에도 무릎을 꿇는다(43항). 한국 교구들에서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한 다음 성체 분배 전까지 무릎을 꿇는 관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께 무릎 절을 하고,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 때 하는 장엄한 십자가 경배부터 파스카 성야 시작까지 거룩한 십자가에 무릎 절을 한다”(274항). 특히 “주례 사제는 미사에서 세 번, 곧 축성된 빵을 거양한 다음, 성작을 거양한 다음, 그리고 영성체하기 전에 무릎 절을 한다”(274항). 또한 “제단에 있는 감실에 지극히 거룩한 성체가 모셔져 있으면” 모든 사람은 “제대에 나아갈 때 또는 제대를 떠나갈 때 무릎 절을 하지만, 미사가 거행되는 동안에는 무릎 절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앞을 지나는 모든 사람은” 행렬을 지어 갈 때를 빼놓고는 흠숭과 존경을 드러내며 “무릎 절을 한다.” 행렬용 십자가나 촛불을 들고 가는 봉사자들은 무릎 절 대신 고개를 숙여 절한다(274항). 신자들은 미사 경본에 규정된 대로, 사제나 부제나 평신도 봉사자가 하는 권고를 따라야 한다. 특별히 건강상의 이유로나 자리가 좁거나 사람이 너무 많거나 다른 합당한 이유로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성체 성혈 축성 때는 모두 무릎을 꿇어야 한다. 축성 때 무릎을 꿇지 않는 이들은 축성 뒤 사제가 무릎 절을 할 때에 깊은 절을 해야 한다”(43항). 또한 신경을 바칠 때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부분에서는 모두 깊은 절을 하지만,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모두 무릎 절을 한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무릎 절 대신 깊은 절을 한다(137항). [2024년 5월 19일(나해) 성령 강림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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