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7 조회수1,827 추천수13 반대(0)

달이 차면 기운다고 합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온다고 합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고, 비에 젖지 않고 열매 맺는 꽃도 없습니다. 참된 신앙인은 주어지는 것은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잃어버리는 것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습니다.

 

숲에서 초원으로 나온 인류는 직립 보행을 통해서 3가지를 얻었다고 합니다. 첫째는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겁니다. 자유로운 손으로 도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손으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문화와 예술은 인류의 손을 통해서 표현되었습니다. 둘째는 성대의 발달입니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인류는 다양한 소리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소리는 말이 되었고, 말을 통해서 인류는 소통하고 협조할 수 있게 되었으며, 말을 통해서 역사와 전통이 전해졌습니다. 말은 노래가 되었고, 말은 시가 되었고, 말은 사랑이 되었습니다. 셋째는 두뇌의 크기입니다. 직립보행하면서 인류는 두뇌가 커졌습니다. 커진 두뇌는 감성, 이성, 오성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감성은 예술이 되었고, 이성은 과학과 학문이 되었고, 오성은 종교와 신앙이 되었습니다. 인류는 왜 이 세상에 왔는지, 이 세상에 왔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직립 보행을 통해서 잃은 것도 있습니다. 첫째는 척추의 문제입니다. 두 다리로 척추를 지탱하는 것은 네 다리로 척추를 지탱하는 것보다 힘들고 어렵습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서 인간은 척추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올바른 보행 자세와, 적당한 체중 조절이 중요합니다. 둘째는 출산의 문제입니다. 임신 기간이 길기도 하지만, 직립 보행을 하면서 골반이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출산의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의학이 발달하고, 위생 상태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출산은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셋째는 소화기 계통의 질환과 치질입니다. 인간의 소화기관은 네 발로 걷기에 적합하게 발달하였습니다. 과음과 과식도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치질 역시 직립 보행을 하기에 구조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이 중요합니다. 직립 보행을 통해서 얻은 것에 감사한다면, 직립 보행을 통해서 잃은 것도 받아들이는 삶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교통수단의 발달입니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는 우리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100년 전에 인류에게 여행은 커다란 결단과 모험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인류에게 여행은 휴식과 즐거움을 얻는 선택입니다. 둘째는 대규모 양식 산업의 발달입니다. 인류는 음식을 대규모로 양식하며 재배하고 있습니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였습니다. 양식과 가공의 과정은 잘 모르지만 우리는 원하는 음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도시 생활입니다. 예전의 인류는 삶의 터전이 다양했습니다. 농촌, 어촌, 산촌에서 살았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인류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전기, 도로, 수도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 교육, 문화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와 질병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었습니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바이러스와 질병이 쉽게 전파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몇 년, 몇 달씩 거리던 바이러스와 질병의 전파가 일주일, 하루 만에 전파되기도 합니다. 가축의 대규모 양식과 사육은 변종된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합니다.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도시 생활이 편리함을 주지만 도시는 바이러스와 질병이 머물기에도 좋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과학과 기술 발달로 인한 풍요로운 삶을 받아들였다면 새로운 바이러스와 질병을 무서워하기 보다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지만 제자들은 지금 빵이 없다고 걱정합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으며 세상의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주님, 행복하옵니다. 당신이 깨우쳐 주시고, 당신 법으로 가르치시는 사람! 불행의 날에도 평온을 주시나이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주님이 그들의 바람을 채워 주셨네. 그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으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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