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9 조회수2,020 추천수14 반대(0)

초등학교 때입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 중에 성택이가 있었습니다. 성택이는 사는 동네가 가까워서 학교에 갈 때나 집에 올 때 같이 다녔습니다. 말이 별로 없었고, 늘 웃는 밝은 성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었고, 성택이도 그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슬그머니 교실 문 밖으로 나갔던 성택이의 뒷모습이 생각납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급식으로 나오던 곰보빵과 우유를 주셨던 것도 생각납니다. 넓고, 크게 보였던 유년시절의 학교 운동장도 생각납니다. 이제는 70이 훌쩍 넘으셨을 선생님께서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친구 성택이도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자국민을 중국 우한 현지에서 전세기로 데려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산, 진천의 주민들은 중국에서 온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 2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하는 교민들을 위해서 물품을 후원하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성숙한 시민의식도, 자국민을 위험한 지역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는 국가의 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인터넷 뉴스의 국제 면에 난 작은 기사를 보았습니다. 전세기를 동원할 능력이 안 되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 5000명이 넘는다는 뉴스였습니다. 자국민을 태우고 위험 지역을 떠나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곰보빵과 우유를 주셨듯이, 위험지역에 남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제자들은 저마다 대답하였습니다. ‘죽었던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합니다. 예언자라고 합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 특별히 기름부음 받은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렸던 메시아라고 고백합니다. 베드로는 힘과 권능으로 표징을 보여 주셨던 예수님께서 불의한 세상에 정의를 바로 세우리라 생각했습니다.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렸던 이스라엘 왕국처럼 새로운 왕국을 세우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야합니다.’ 그리고 이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 안 됩니다. 십자가는 안 됩니다. 고난을 받고, 배척 받아 죽어서는 안 됩니다.’ 베드로가 생각한 그리스도는 그런 분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를 엄중하게 꾸짖으시며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수님께서는 지금 위험에 처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라고 하셨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칭찬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지만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의 독서는 하느님의 일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영광스러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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