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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롯에게서 나온 모압족과 암만족/아브라함/창세기 성조사[2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20 조회수1,014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 롯에게서 나온 모압족과 암만족

 

하느님께서 소돔과 고모라 등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에 그래도 아브라함만은 기억하셨다. 그렇지만 비록 아브라함과 함께 한 롯이 삼촌과는 대부분 뜻을 달리했지만, 기억하시는 하느님은 그래도 그를 잊지는 않으셨다. 비록 그가 믿음이 약해 막판까지 산으로 가지 않고 가까이 있는 작은 마을에 안주하려했지만, 그래도 당신께서 파견하신 천사들과 함께 해 준 그를 그 악의 소굴에서 구해내셨다. 결국 롯은 그곳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다 잃고, 오로지 두 딸년만 데리고 겨우 그곳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

 

아브라함은 멀리서나마 마치 가마에서 나는 것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는 소돔과 고모라와 그 들판의 온 땅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미 하느님의 심판을 믿었기에, 그 어떤 말을 할 넋을 잃었다. 하느님께서 칼데아 우르의 고향에서 그리고 하란에서 불러낼 때에도 말없이 따른 그였다. 그는 더 이상 조카 롯에 대한 미련을 두지 않았다. 결국은 그가 그토록 지켜주려 했던 조카마저 저들과 한 통속임을 스스로 느낀 모양이다. 아브라함과 조카 롯의 관계는 하느님의 심판으로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소돔의 멸망으로, 롯도 삼촌 아브라함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그만큼 소돔과 고모라는 잊어도 좋을, 아니 잊어야만 하는 악의 소굴이었다.

 

사실 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만큼 성경에서 많이 인용된 이야기는 아마도 그리 흔하지 않을 게다. 물론 이와 유사한 이야기(판관 19,15-25)도 성경에는 쾌나 있다. 그 이야기에 관한 것은 결국은 사람들의 죄악, 하느님의 개입과 심판, 의인들의 구출이다. 이렇게 건전한 인간 윤리를 저버리고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잃은 사회는 그분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

 

모진 고생 끝에 겨우 두 딸과 함께 목숨을 건진 롯은 결국은 초아르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 딸들과 함께 살았다. 초아르에 사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두려워한 이유로는 소돔이 완전히 멸망하는 그 장면들을 기억하기에는 감히 숨쉬기에도 어려웠을 게다. 게다가 뒤돌아 본 처도, 사위될 이들도 다 죽었다. 그리하여 롯은 자기의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 성경 저자는 그들이 살았던 그 굴이 있는 지명까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롯의 가족들의 이름도 하나같이 성경에는 남아있지 않다. 다만 처, , 사위로만 나열했다. 롯의 말로는 이처럼 처절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하느님의 심판을 받기 전, 롯이 눈을 들어 바라본 요르단의 온 들판은 초아르에 이르기까지 어디나 물이 넉넉하여 마치 주님의 동산과 같고 이집트 땅과 같았지만(13,10 참조), 이제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그 어떤 생물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그분의 심판은 이처럼 처절했다. 롯이 스스로 선택한 땅이건만, 그 땅마저 그를 떠나고 만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때 맏딸이 작은딸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세상의 풍속대로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구나. ,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고 나서, 우리가 아버지와 함께 누워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그날 밤에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들게 한 다음, 맏딸이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그러나 롯은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이튿날, 맏딸이 작은딸에게 말하였다. “간밤에는 내가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오늘 밤에도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자. 그리고 네가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워라. 그렇게 해서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그래서 그날 밤에도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들게 한 다음, 이번에는 작은딸이 일어나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그러나 롯은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이렇게 해서 롯의 두 딸이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직역하면 딸들은 자기 아버지에 의해서 임신하게 되었다. 맏딸은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그는 오늘날까지 이어 오는 사해 지역 동쪽에 사는 모압족의 조상이다. 모압은 히브리 말에서 아버지에 의해서와 철자와 발음이 유사하다. 작은딸도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벤 암미라 하였으니, 그는 오늘날까지 이어 오는 암몬인들의 조상이다. 벤 암미는 나의 친족의 아들을 뜻하며, 그들은 지금도 요르단의 암만을 중심으로 사해 북동쪽에 살고 있다.

 

어쩌면 모압과 암만족은 이스라엘 백성의 먼 친척이다. 하느님께서도 이스라엘 백성은 이들과도 화목하게 잘 지내야 한다고 이르셨다(신명 2,9.19). 그러나 나중에는 그들 간에는 결국은 금이 가 화목은 깨지고 적대감만 남아 서로가 경멸하게 되었다(신명 23,4-7). 친척으로 지내던 그들이 먼 이웃보다 더 원수로 지낸 지경이 되었으니, 이것이 어쩌면 인간의 속성일 수도. 그러기에 우리는 그토록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중심으로 이웃과 함께 화목하게 살아야만 할게다. 이렇게 믿음의 성조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삶은 끝나고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만 성경 곳곳에 회자되고 있다.[계속]

 

[참조] : 이어서 '25.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심판,모압,암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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